월마트, 중국 1호점 폐쇄...5년간 100개점 이상 철수
23일 중국 증권 매체 증권시보에 따르면 월마트는 중국 본토 1호점인 광둥성 선전 뤄후훙후점이 이달 말 영업을 끝으로 폐점한다고 밝혔다. 뤄후훙후점과 함께 이달에만 10여개 매장이 문을 닫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월마트의 중국 매장 철수는 이미 예고된 것이다. 월마트가 중국 본토에서 철수한 점포는 최근 5년 동안에만 이미 100개를 넘어섰다. 중국 체인경영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월마트의 중국 매장 수는 429개에 달한다.
1996년 선전 뤄후훙후점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월마트는 당시 공급업체와의 가격협상력과 IT시스템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대표되는 자사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을 중국 시장에 그대로 적용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월마트의 부진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월마트가 발표한 2022회계연도 2분기(2021년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이 230억6000만 달러(약 27조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1% 감소한 것이다. 증권시보는 월마트가 중국 사업의 수익 구조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중국 시장 부진 여파가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서 입지 굳히는 샘스클럽...中소비자 공략 성공
반면 월마트와 비슷한 시기에 중국에 진출한 샘스클럽은 오히려 중국 시장에서 매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현재 중국 23개 도시에 3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말까지 40~45개까지 늘릴 것이라고 월마트측은 전했다. 사실 샘스클럽도 중국 진출 초기엔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중국인 수요를 빠르게 파악해 여행이나 문화소비 등 체험 소비에 초점을 뒀다. 또 온·오프라인을 융합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온라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을 오프라인에도 전시하는 코너도 만들고, 빅데이터·클라우드 컴퓨팅 등 인터넷 첨단 기술을 활용해 상품생산·유통·판매 전 과정을 업그레이드했다.
이뿐이 아니다. 올해엔 자체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샘스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해 운동기구, 장난감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또 코스트코가 몰고온 회원제 유행 열기도 샘스클럽이 중국에서의 입지를 굳히는 데 기여했다고 증권시보는 진단했다. 지난 2019년 중국에 첫 진출한 코스트코는 오픈 직후 엄청난 인파가 몰리며 매장에 들어가는 데 3시간 이상 걸리고 주변 교통도 마비돼 영업을 잠시 중단하는 사태까지 빚은 바 있다.
증권시보는 샘스클럽의 유료 회원제 및 제품 차별화로 중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라며 앞으로 월마트의 중국 사업 매출은 샘스클럽이 견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