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상대적으로 영세한 업체에 혜택을 주기 위해 야놀자‧여기어때에서 사용을 막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작 모텔을 제외한 호텔, 펜션 등 다른 숙박시설에선 할인권 사용이 가능해 모텔업주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체부는 지난 9일부터 국내 온라인여행사(OTA) 50곳을 통해 전국 숙박할인권 발급을 진행 중이다. 할인권은 국내 호텔‧모텔‧리조트‧펜션‧농어촌민박 등에서 사용할 수 있다. OTA에서 숙박시설 예약 시 할인권을 적용하면 숙박비 7만원 이하 2만원, 7만원 초과 3만원 할인이 가능하다.
할인권 발급이 가능한 OTA에는 야놀자와 여기어때도 포함돼 있다. 다만 야놀자‧여기어때에서는 모텔 예약 시 할인권 적용이 불가하다.
그러나 모텔이 아닌 호텔‧펜션 등 다른 숙박시설을 예약할 경우 야놀자‧여기어때에서도 할인권 적용이 가능하다. 대형업체에 수혜가 집중될 것을 우려하면서도 야놀자‧여기어때를 완전히 배제하진 않은 것이다.
모텔은 안 되고 호텔은 되는 이중 잣대로 인해 숙박업 소상공인들은 피해를 입고 있다. 동일한 규모의 모텔이어도 ‘호텔업’으로 등록한 사업장은 야놀자‧여기어때에서 할인권 적용이 가능하고, ‘여관업’으로 등록한 사업장은 적용이 불가능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남 천안에서 모텔을 운영하는 박종철씨(50)는 “모텔은 사업자 등록 시 호텔업과 여관업 중 하나의 업종을 선택하기 나름인데, 여관업으로 등록했다는 이유만으로 숙박대전 혜택을 못 받는 게 말이 되느냐”며 “숙박대전 이후 매출이 10%가량 빠졌다. 기존에 오던 고객들도 야놀자에서 숙박 할인권이 적용되는 다른 업소로 가기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문체부 관계자는 “야놀자‧여기어때에서 판매하는 숙박시설 중 모텔의 비중이 85%에 달한다”며 “모텔 사용 제한으로 독과점을 막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호텔업으로 등록된 모텔에서 할인권 이용이 가능한 점에 대해서는 “일일이 잡을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문체부가 이번 숙박대전을 위해 준비한 할인권은 총 193만장이며, 이 중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약 열흘 동안 발급된 할인권은 29만3927장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같은 기간 원픽에서는 할인권이 약 1500장 발급되는 데 그쳤다.
이에 숙박업 소상공인 사이에서는 OTA를 통한 발급이 아니라 카드 캐시백 형태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시행하는 ‘외식 소비 쿠폰’처럼 신용카드로 숙박비를 우선 결제하면 추후 정부가 카드사를 통해 일부 금액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이 경우 호텔‧모텔업 간 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OTA에 입점하지 않은 업소들도 오프라인을 통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게 숙박업계의 설명이다.
숙박업 소상공인 2만여명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 ‘모텔은 아무나 하나’의 부운영자 김만진씨는 “지금도 야놀자의 수수료 갑질로 중소형 숙박업소가 죽어가고 있는데, 이번 숙박대전은 정부가 소상공인에게 플랫폼에 더욱 종속돼 영업하라고 등 떠미는 꼴”이라며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은 업체들도 숙박대전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카드 캐시백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