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LPGA 투어 최종전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500만 달러·약 59억1000만원) 마지막 날 최종 4라운드가 2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 위치한 티뷰론 골프 클럽(파72·6556야드)에서 열렸다.
최종 4라운드 결과 고진영은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낚으며 9언더파 63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로 2위 하타오카 나사(일본·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를 1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150만 달러(약 17억8500만원).
1번 홀(파5)에서 출발한 고진영은 첫 홀 버디를 기록했다. 3번 홀과 4번 홀(이상 파4) 두 홀 연속 버디를 낚았다. 6번 홀(파5) 버디에 이어 8번 홀(파3)과 9번 홀(파4) 버디 2개를 추가했다.
고진영은 이날 티잉 그라운드에서 드라이버를 쥐고 평균 281야드(약 256m)를 날렸다. 페어웨이 안착률(14/14), 그린 적중률(18/18) 모두 100%로 완벽했다. 퍼트 수는 28개로 30개보다 적었다. 벙커에는 단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
2위 하타오카도 이날 버디 9개를 기록했지만, 6번 홀 보기로 8언더파에 그치며 고진영에게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시즌 5승, 통산 12승을 쌓았다. 12승은 김세영(28)과 나란히 한국 선수 최다승 3위 기록이다. 1위는 박세리(44·25승), 2위는 박인비(33·21승)다.
올해 고진영의 첫 승은 7월 VOA 클래식에서다. 이후 9월 컴비아 포틀랜드 클래식, 10월 코그니전트 파운더스 컵,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11월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한 선수가 한 해에 5승을 한 것은 2016년 에리야 쭈타누깐(태국) 이후 5년 만이다.
자연스럽게 넬리 코다와의 모든 경쟁에서 승리했다. 고진영은 이번 시즌 상금 350만2161 달러(약 41억6000만원)를 누적해 상금왕에 올랐다. 3년 연속 상금왕이다. 이 기록은 2006~2008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이후 13년 만에 나온 대기록이다.
또한 올해의 선수 30점을 추가해 211점으로 넬리 코다(197점)를 제쳤다. 고진영의 두 번째 올해의 선수 등극이다.
3년 연속 상금왕과 두 번째 올해의 선수 모두 한국인 최초다.
레이스 투 CME 글로브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여자골프 세계 순위(롤렉스 랭킹) 1위도 고진영이 차지하게 됐다.
고진영은 왼쪽 손목 통증을 고백했다. 나아지고 있다는 현재 상황과 국내에서 치료할 계획을 설명했다.
지난 3월 조모상을 당한 그는 마음 고생도 많았다. 하지만 "기도를 많이 했다.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힘을 줬다.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다시 왕좌에 앉은 고진영은 여유가 생겼다. 그는 "2018년 이 대회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골프장을 좋아하지 않게 됐다. 근데 이제는 사랑에 빠졌다. 회원권도 사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이번 시즌 그의 호적수는 넬리 코다였다. 시즌 내내 왕좌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했다. 결국 마지막에 앉은 것은 고진영이다. 이에 대해 그는 겸손한 태도로 "넬리 코다보다 운이 좋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