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대출금리 산출과정 살펴 문제 시 개선할 것"…사실상 개입 시사

2021-11-1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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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수석부원장, 19일 은행권과 간담회 갖고 '모범규준 개정' 가능성 등 언급

[사진=서민지 기자]

급격히 치솟는 은행 대출금리에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금융당국이 결국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은행들이 가산금리와 우대금리 산정 시 은행에 필요 이상 유리하게 정하지 말라며 경고장을 날리는가 하면, 가계대출 금리 산정 상황을 점검한 뒤 필요 시엔 직접 개입도 불사하겠다며 강한 압박에 나섰다.

이찬우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19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과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권 현장 자료를 받아보고 문제가 있다면 조치를 취하는 게 당국의 역할"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금리에 대한 점검 분석을 한 다음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어떻게 취할 것인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까지만 해도 금융위원회가 시장에서 결정되는 대출금리에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당국이 폭등하는 대출금리에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감독당국이 나서 "개선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이 수석부원장은 예대금리 차가 확대되는 것이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면서도 국민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만큼 이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금금리 역시 시장금리를 반영해 오르고 있지만 예금금리 상승 폭은 대출금리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시중은행에 가계대출 금리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며, 이를 점검한 뒤 필요하면 직접 개입하겠다는 분위기도 내비쳤다. 이 수석부원장은 "금리는 시장 자금 수요·공급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되지만 은행의 가격 결정·운영은 투명하고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은행 영업현장의 대출금리를 살펴보고 필요하다면 모범규준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비자 체감금리를 낮추기 위한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 차원에서 상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2019년 금리인하요구권이 법제화되면서 제도적인 기틀은 마련됐지만 실제 운영은 여전히 미흡한 점이 많아 소비자 입장에서 더 적극적으로 알리고 이행해주십사 부탁드렸다"면서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추가적 개선이 필요하다면 더 많은 대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를 비롯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SC·씨티 등 8개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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