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새로운 투자처 NFT, 작품 구매 시 고려 사항은?

2021-11-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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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시장에서 수집·투자 수단으로 각광받는 디지털 아트와 NFT

NFT 발행자가 저작권자와 활용 협의했는지 파악해야

작품과 NFT는 분리해 이해할 필요도...NFT 소유했다고 작품 독점하기는 어려워

[사진=픽사베이]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 분석 플랫폼 '논펀지블닷컴'이 발표한 2021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발생한 NFT(대체불가능토큰) 거래액은 59억1533만 달러(약 6조9861억원)로, 올해 2분기와 비교해 656% 성장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60억원)과 비교해도 1년 사이에 약 2만6719% 성장한 셈이다.

이처럼 NFT 투자 비용과 투자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예술이나 디지털 아트 분야에서 수집이나 투자 목적의 NFT 구매가 활발하다. 디지털 아트를 간단히 요약하면 기존 예술작품을 카메라나 스캐너를 통해 디지털화하거나, 처음부터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 등을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이다.

디지털 파일은 특성상 복사-붙여넣기를 통해 쉽게 복제되고,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용자에게 빠르게 전파된다. 뿐만 아니라 해당 파일을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지금까지 디지털 파일은 수집이나 투자 대상으로 보기 어려웠다.

블록체인과 NFT는 디지털 작품에 고유성과 원본성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작품에 대한 정보를 블록체인에 영구적으로 기록하고 이를 NFT로 발행하면, 이를 통해 작품의 원본 여부와 저작권자를 표시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디지털 작품에 가치가 부여되며, NFT를 거래하는 것은 이 가치를 사고 파는 일이다.
 
지식재산권과 전송권 등 확보 없이도 발행 가능한 NFT...구매자 판단 중요해
하지만 NFT 투자가 언제나 이상적인 것은 아니다. 원작자가 아닌 사람이 지식재산권(IP)을 사칭해 NFT를 발행해 저작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고, NFT 발행 주체가 소리 소문 없이 잠적해버릴 수도 있다.

가령 세계 최대 규모 NFT 거래 플랫폼 오픈시(OpenSea)에서 '오징어게임(Squid Game)'이라는 키워드로 NFT 디지털 아트를 검색하면 다양한 작품이 나온다. 드라마에 등장한 캐릭터를 직접 그리거나, 다른 영상물과 합성해 만든 2차 창작물도 많지만, 일부 NFT는 원작을 단순히 잘라서 편집한 수준에 불과하다.

이미 미술품 시장에서 사칭 NFT 발행 문제는 꾸준히 나왔다. 기존 미술품에 대한 NFT 발행은 미술품을 사진이나 스캐너 등을 이용해 디지털화하고, 여기에 NFT를 발행해 거래소에서 판매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저작권자에게 작품에 대한 양도나 이용 허락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작품 이미지만 있으면, 아무나 NFT를 발행해 경매에 올릴 수 있다. 이러한 내막을 모르는 사용자는 '짝퉁'을 비싼 값에 구매하는 셈이다.

실제로 올해 6월에는 이중섭·김환기·박수근 등 국내 거장의 작품을 NFT로 발행해 경매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취소되기도 했다. 김환기 화백과 관련한 상표권과 IP를 보유한 환기재단이 자신은 NFT 작품 제작과 경매를 위한 저작권 사용을 승인한 바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박수근 화백 유족 역시 저작권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이러한 논란이 일자 문체부는 NFT를 활용한 미술 등 저작물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논의하고 저작권단체, 예술단체, 사업자, 전문가와 협조해 침해 규모를 조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NFT가 원저작물에 대한 복제권 등 저작권을 침해한 경우, 저작권자와 연계해 수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NFT 구매 시 권리나 활용 범위 등 잘 확인해야
법무법인 광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NFT를 구매할 때는 NFT가 표상하는 권리의 내용과 범위를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NFT를 구매한다고 해서 작품에 대한 저작권을 자동적으로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는 NFT의 속성에 대한 설명이다. NFT는 작품의 정보를 담은 일종의 ‘증서’에 해당하며, 작품 자체가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것이 아니다. MBC는 자사 NFT 거래소를 통해 과거 '무한도전'에서 방영된 8초 분량의 영상을 950만원에 판매했다. '무야호~'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해당 영상은 최근 몇 개월간 인터넷 유행어로 쓰이며 많은 사람이 패러디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NFT로 거래된 이후 다른 사용자는 이 영상을 볼 수 없을까? 여전히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NFT는 영상 자체가 아닌, 이 영상의 정보와 소유권 등을 담은 정보기 때문이다. 즉 해당 영상 NFT가 팔렸다고 해서 영상 자체가 팔린 것은 아니다.

반대로 NFT를 구매한 사람은 영상까지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구매 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번 영상의 경우 불가능하다. MBC는 해당 NFT 활용 조건으로 저작권을 표시한 인용과 전재는 가능하지만, 영리적 목적으로 해당 영상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명시했다.

법무법인 광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블록체인의 스마트 계약 기능으로 발행되는 NFT는 저작권 이전에 대한 조건이 더해졌거나, NFT 발행자의 저작권 사용료 수령 권한이 부가돼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또 NFT 판매자는 내용과 조건을 명확히 표시해 구매에 대해 허위 진술로 인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NFT 발행 사업자는 직접 보유한 자산뿐만 아니라 창작자나 저작권자와 협의해 NFT를 발행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NFT에 적용할 주요 저작권이나 활용 등의 조건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이를 창작자 계약서나 NFT에 명시해 법적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NFT와 작품을 구분해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NFT에는 원저작자 정보나 작품 정보 등이 담겨 있다. NFT 구매자는 블록체인에 기록된 정보를 구매하는 것이며, 작품 자체는 누구나 향유할 수 있다.

구매자가 산 것은 작품 자체가 아니라 작품에 담긴 '스토리'인 셈이다. 때문에 투자 시 작품과 함께 IP와 콘텐츠로서 가치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해당 작품을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작품으로서 가치가 있는지 등이 투자 시 가장 중요한 요소다. 복사한 이미지나 영상으로 아무렇게나 남발된 NFT는 가치를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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