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공모해 '선수'로 활동했던 관련자 3명의 재판이 19일 열린다. 서울중앙지검 전담 수사팀에서 관련 수사를 시작한 지 1년 7개월 만에 열리는 첫 재판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1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씨와 김모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는 없다.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양 측의 의견을 듣고 향후 입증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다.
검찰은 이른바 '선수'들과 권오수 회장이 공모해 2009년 12월부터 약 3년 동안 도이치모터스 주식 1599만여주(636억원 상당)를 직접 매수하거나, 불법 유도 행위를 통해 고객들에게 매수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번에 재판을 받는 이씨 외 3명은 2010~2011년 권 회장과 공모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도 이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가 이 사건에서 '전주'로 주식을 헐값에 샀다가 높은 가격에 되파는 등 차익을 얻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2012~2013년 도이치모터스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권 회장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권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권 회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김씨와 관련된 내용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김씨 소환조사와 같이 권오수 회장과 '선수'들에게 계좌나 자금을 빌려준 사람들을 조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권 회장과 '선수'들이 김씨 관련 진술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범죄 혐의 입증이 가능할 지는 알 수 없다"고 부연했다.
◆ 강득구 "김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미리 알았을 것"
이런 가운데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2013년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의 내사보고서 중 이정필씨의 자필서 내용을 공개했다. 해당 자필서에는 "권오수 회장이 주변 지인들에게 주식을 매입하게 권유하면서 두창섬유 대표 이 아무개가 주식을 관리하게 될 것이고, 이정필이 일임하여 이를 관리해줄 것이라고 했음"이라고 나와 있다.
강 의원은 "주가조작 기간에 앞서 김건희 씨가 미리 장외매수(2009년 5월) 해놓은 도이치모터스 주식 24만8000주(8억원 어치)도, 두창섬유가 배정받아 보유한 주식 물량이었다"며 "권 회장이 이정필씨에게 김건희씨를 소개(2010년 2월)하기 이전에 이미 김건희씨와 두창섬유 이 대표가 서로 아는 사이였고, 대주주인 김건희 씨의 양해 하에 이정필씨의 시세조정 의뢰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권 회장은 주변 지인들에게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곧 급등할 것이라고 매수할 것을 권유하면서, 두창섬유의 대표이사 이 아무개가 주가조작 과정 전체에서 도이치모터스의 주가 관리를 담당하고 선수들을 지휘하면서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서 믿고 사도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도 말했다. 이어 "김건희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총괄 책임자인 이 모씨가 대표이사였던 두창섬유의 보유 주식을 인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