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외교차관 공동회견 돌연 무산...홀로 등장한 美부장관

2021-11-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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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문제 이견으로 한일 대표 참석 무산된 듯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17일(현지시간) 한미일 차관협의회가 끝난 후 국무부에서 회견하고 있다. 당초 회견은 한미일 공동회견으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셔먼 부장관만 참석했다. [사진 = 연합뉴스 ]

 
17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예정됐던 한·미·일 외교차관 회담 공동회견이 돌연 무산됐다. 북핵을 비롯한 각종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한·일 측 대표가 입장차를 드러내면서 결국 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4일 기시다 후미오 총리 취임 이후 첫 한·미·일 차관급 만남이라는 점에서 냉각된 한·일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과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 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제9차 외교차관협의회'를 한 후 오후 2시 공동 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홀로 참석한 셔먼 부장관은 "한동안 그랬듯이 일본과 한국 사이에 계속 해결돼야 할 일부 양자 간 이견이 있었다"며 "이 이견 중 하나가 오늘 회견 형식의 변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3자 회담은 우호적이고, 건설적이며, 실질적이었고 3시간 이상 지속됐다"고 강조했다. 

회담 파행의 구체적인 이유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김창룡 경찰청장의 지난 16일 독도 방문에 일본 측이 강력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일본 마이니치신문도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독도 문제의 영향"이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일 대립이 초점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공동 기자회견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앞서 독도 경비 총책임자인 김 청장은 16일 헬기를 타고 독도와 울릉도를 방문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독도 경비대원들을 격려했다. 치안총감이자 차관급 인사인 경찰청장이 독도를 찾은 것은 12년만에 처음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한·미·일 3국 동맹'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일 양국이 불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미국 측도 난처한 입장이 됐다. 

셔먼 부장관은 "미국은 한국과 일본, 다른 동맹 및 파트너와 갖고 있는 협의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계속된 협의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종전선언에 대해 미국이 동의하는지에 대해선 "이미 답을 했다. 우리는 좋은 협의를 하고 있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종전선언 관련 한·미간 이견이 해소됐는지에 대한 질문에 "한국과 일본, 다른 관련 동맹 및 파트너와 협의 및 조율이 진행 중"이라며 "우리가 함께 협의·조율할 때 늘 평화와 안정에 있어 각국 및 전세계의 이익을 보장하는 좋은 결과를 도출한다고 믿는다"고 기존의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한·미·일 대응에 대한 질문에는 "일본과 한국, 미국은 모두 북한이 발사해서는 안 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제재를 부과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동의한다는 점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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