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16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웬디 셔먼 부장관과 회담을 통해 종전선언 등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논의했다.
특히 양 차관은 한·미·일 3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서도 건설적인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외교부는 이번 회담이 한미동맹과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현안 등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 속에 60분간 진행됐다고 전했다. 또 양측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의 다양한 합의 사항이 충실히 이행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망 등 분야에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어 한국과 이란 현안에 대해서도 협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미국의 대이란 추가 제재에 따라 한국이 묶어둔 자금 70억 달러에 대해 이란이 해제를 요구하는 상황과 관련한 협의로 보인다. 최 차관은 "이란 핵협상과 관련해 필요한 외교적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셔먼 부장관은 한국측 기여와 역할을 평가하고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미 국무부도 보도자료를 내고 "양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과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면서 "한미일 협력이 21세기의 국제적 도전 대응에 필수적이라는 점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양측은 한·미동맹이 인도태평양 및 그 이상 지역의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이라는 걸 재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대응, 기후 위기, 회복력이 있는 공급망 보장, 팬데믹 이후의 경제 회복 등을 협의했다.
국무부는 또 "셔먼 부장관이 한국의 역내 및 국제적 리더십을 환영했으며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 수호 및 미얀마의 민주주의로의 평화적 복귀를 위해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한다는 미국의 약속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종전선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두 사람은 북한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약속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14일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종전선언 추진에 한·미 이견이 없고 언제, 어떻게 하는 방법론을 논의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가 방법론과 관련해 이견 없이 합의하는 것이다. 조만간 결과가 있을 것 같고 그러고 나서 북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17일 한·미·일 차관협의회에 이어 한일 차관회담을 할 예정이다. 한·미·일 차관협의회 후에는 공동 회견도 계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