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연상호 감독과 배우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이 참석했다.
드라마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송곳' 최규석 작가가 그림을, '서울역' '부산행' '반도' 연상호 감독이 스토리 작가로 만나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드라마로 재구성됐다.
연상호 감독은 "등장인물들은 현존할 만한 캐릭터들이다. 각자 신념만 다를 뿐이다. 신념이 충돌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 관객 각자의 신념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작품을 소개했다.
연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을 때 지나가던 관객이 몰입감이 높다고 대화하더라. 가장 기억에 남는 평가였다. 예고편을 만든 분들이 정말 잘하시는 것 같다. 나도 압도되더라. 감사하다"라며, "웹툰을 작업하면서 영화적으로 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고 싶어서 '지옥' 세계관을 만들었다. '지옥'이 시작"이라고 말했다.
'믿고 보는' 배우 라인업도 '지옥'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연 감독이 만든 디스토피아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 줄 예정. 배우 유아인,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 김도윤, 김신록, 류경수, 이레 등이 혼란스러운 사회 속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유아인은 "제목부터 끌렸다"라며 "연상호 감독 세계에 내가 들어가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책(대본)을 보기 전부터 출연 결심을 했는데, 책을 보고 나니 미쳐버리겠더라"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김현주도 "'지옥'이라는 제목이 주는 힘이 엄청났다"라며, 원작을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 원작이 있는 작품은 캐릭터 창작이 어렵다고 생각해 출연하지 않았었는데, '지옥'은 달랐다. 인물이 자세하게 나와 있더라. 배우로서 얼마나 표현할 수 있을지 스스로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박정민은 원작의 팬이라고. 그는 "초자연적 현상이 우리 현실과 아주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현실적으로 다가와 의미를 담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 웹툰 기반 작품은 많지만, 웹툰을 만든 사람이 시리즈에까지 참여한 것은 거의 처음이지 않나 싶다"라며 출연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극 중 유아인은 세상이 혼란해진 틈을 타 부흥한 새진리회 의장 정진수 역을, 김현주는 새진리회와 그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집단인 화살촉에 맞서는 민혜진 변호사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초자연적인 사건으로 무너져가는 세상 속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이다.
연상호 감독은 정진수 역에 유아인을 염두에 두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일치율)을 자랑한다.
유아인은 "정진수 같은 인물을 현실에선 사이비 교주라고 하지만 '지옥'의 정진수는 사회 초자연적 현상을 밝혀내려고 하는 쪽이다. 굳이 캐릭터 구축에 계획을 짜기에는 작품 자체가 워낙 자세했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만들어갔다"라고 말했다.
민혜진은 신뢰감 있는 배우 김현주에게 적합했다는 설명. 연 감독은 "김현주의 오랜 팬"이라며, "그동안 업계에서 쌓아온 신뢰감이 민혜진 변호사 역할과 잘 맞았다"라고 거들었다.
김현주는 "이성적이고 정의롭다고 표현하지만, 연상호 감독의 작품을 두루 보면 비현실적인 이야기 안에서 다양한 군상을 보여준다. 걸맞게 민혜진을 가장 현실적으로 그리려고 했다"라고 캐릭터 빌드업 과정을 설명했다.
박정민과 원진아는 부부로 출연한다. 무너진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고 살아가려 애쓰는 인물들이다. 박정민은 새진리회의 진실에 파고드는 방송국 PD 배영재로, 원진아는 배영재의 아내이자 소중한 사람의 지옥행 고지로 혼란과 고통에 빠지는 송소현으로 변신했다.
연상호 감독은 시리즈 중 4회가 배영재의 이야기라며 "관객을 끌고 가야 하는 배우가 필요했는데 이 모든 건 박정민의 계획이었던 것 같다. 아주 계획적인 사람이다. 치밀하게 촬영에 임하더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양익준은 지옥행 사자 출연 사건을 수사하는 담당 형사 진경훈을 연기한다.
연 감독은 "양익준은 거친 이미지에 감정을 많이 머금은 배우다. '지옥' 딜레마에 빠진 핵심적인 인물이고 복합적인 감정을 풍겨야 하는 연기를 해야 했다. 양익준이 제격"이라고 소개했다.
양익준은 "데뷔 후 처음으로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미혼이라 감정 이입이 어려웠다. 이레 배우가 딸로 호흡을 했는데 정말 대단한 배우"라며, 촬영 도중 피로감을 느끼는 자신에게 어른스럽게 위로해주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연상호 감독이 그린 '디스토피아'의 정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엄청난 호평을 이끌었던 '지옥'은 오는 1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