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와 같은 대규모 사모펀드 사태를 비롯해 좀처럼 끊이지 않는 금융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금융회사 이사회에 내부통제 최종 책임을 부과하고 관련 기준을 업무범위 및 단위 등에 따라 구체화하는 등 법령 상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개최한 '금융기관 내부통제, 어떻게 실효성을 확보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노종화 경제개혁연대 정책위원은 "금융회사 이사회가 최종책임을 부담하고 회사 전반에 내부통제 준수에 관한 조직문화를 확립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법령이 정하는 내부통제기준으로 내부통제 영역이나 구체적인 작동방식을 사전에 정한다는 것은 이상적인 내부통제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내부통제 유효성에 대한 감독과 점검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 등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구체적이고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면책 시도를 막기 위해 권한 위임 범위를 최소화하고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는 점, 내부통제 전담조직이 인적·물적 자원의 보강 목적임을 법령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훈 금융경제연연구소장도 금융회사에 대한 구체화된 '내부통제의무'를 부과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제24조의 2항 ‘내부통제기준에서 정해야 할 세부적인 사항과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부분을 보다 구체적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DLF 불완전판매 관련 우리금융 손태승 회장 징계소송 1심 관련)법리적 부분에서 내부통제 마련 의무를 ‘법정사항’과 그 이외의 사항으로 구분한 것이 판결의 가장 큰 문제"라며 "부당한 판결이나 논란의 여지가 없도록 현행 법령에서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지배구조법 시행령을 통한 이사회 책임·내부통제 점검 및 감사 강화, 금소법 상 내부통제 의무 명시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함용일 금감원 감독총괄국장 역시 "금융회사의 내부통제기준은 형식적 요건의 구비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업무범위와 단위에 따라 실효성 있게 마련되고 작동될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은행권은 내부통제와 관련사항을 시행령 등 하위규정에서 구체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내부통제 의무화 명시에 대해서는 반대의사를 내비쳤다. 이광진 은행연합회 법무지원부장은 "내부통제 의무 명시는 내부통제를 획일적・경직적 통제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면서 "촘촘한 내부통제를 설정한 금융회사에 대한 역차별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개최한 오기형 의원은 "(손 회장의)1심 판결은 금감원장의 제재권과 은행장의 감독자 책임은 인정했지만, 형식적인 내부통제 기준이 마련된 경우에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결했다"며 "하루빨리 내부통제제도를 재정비해 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