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인해 경유 차량 운행에 지장이 생긴 가운데, 경찰·소방·우정본부 등은 두세 달가량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소방·우정본부는 올해 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요소수 물량을 확보했다.
경찰·소방·우정 업무는 국민 생활 편의와 치안에 직결돼 일각에서는 해당 분야에 요소수 사태 발(發) 피해가 심각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모두 경유차 활용도가 높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에 있는 강서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요소수 품귀` 현상으로 인해 업무에 지장이 없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관계자는 “소방차 중 요소수가 필요한 경유 차량의 비율이 더 많은 상황이지만 현장 출동 차량이 운행을 멈추는 상황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초까지 쓸 수 있는 양이 비축돼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취재진이 찾은 소방서는 소방용 차량과 소방차 여러 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전국적으로 경유 차량 ‘운행 마비’ 우려를 불러온 가운데 현장에서 만난 경찰·소방 관계자들은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요소수를 추가로 구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설명했지만 “기존 비축분이 있어 당장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은 사태 장기화를 대비해 `요소수 부족 상황에 따른 경찰 차량 운영방침`을 전국 시·도 경찰청에 공유했다. 경찰청이 보유한 경유 차량은 전체 차량의 약 34%다.
경찰청 관계자는 “위드코로나로 늘어난 대규모 집회에 따른 수요까지 고려해도 석 달은 쓸 수 있는 요소수를 보유 중”이라고 했다.
이어 “보유 차량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자 지침을 내렸고 위탁관리업체와 협의해 향후 경찰 차량이 중단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우정본부도 요소수 물량 `충분`
"다행히 미리 확보해둔 물량이 있어서 당장 어떻게 되진 않을 것 같아요."
서울 종로구 광화문 우체국에서 본지 취재진과 만난 우체국 회계 담당 관계자는 “요소수 수급에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은 맞다”라면서도 “다른 곳에 비하면 그래도 괜찮은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도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이 몇 대가 있다”며 “주유소에서 원래 (요소수를)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수급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직 물량은 충분히 있지만,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인터넷 등으로 해외 직구를 알아보고 있다”며 “아무래도 가격은 많이 오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전체 차량 중 요소수 필요 차량은 70% 정도이다”라며 “그중에서 약 500대 정도만 예의 주시하면 된다”라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500대라고 해도 1년에 1번에서 2번만 요소수를 채우면 된다”며 “게다가 아직은 물량을 확보한 상태”라고 목소리에 자신감을 보였다.
또 다른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요소수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구체적 수치를 언급하는 건 곤란하다”라며 선을 그으면서도 “한동안 요소수로 인한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11일 공급물량과 대상을 지정하는 첫 조정명령을 내리고 판매업자가 납품할 수 있는 판매처를 주유소로 한정했다.
다만 판매업자가 판매처를 거치지 않고 특정 수요자(건설현장·대형운수업체 등)와 직접 공급계약을 맺어 판매하는 경우는 제외된다.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차량용 요소수는 승용차의 경우 1대당 한번에 최대 10ℓ까지 구매 가능하며 화물·승합차, 건설기계, 농기계 등은 최대 30ℓ까지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