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AP서 엿본 일본골프협회 아마추어 시스템

2021-11-1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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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촬영으로 홍보·분석

일본 선수의 영상을 다각도에서 촬영하는 일본골프협회 직원들. [사진=이동훈 기자]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아시아태평양골프연맹(APGC)이 주관하는 제3회 여자아마추어아시아태평양(WAAP)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골프클럽(파72·6499야드)에서 진행 중이다.

이 대회는 아시아 지역 여자 아마추어들의 대회다. 올해는 15개국 78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한국과 일본은 똑같이 6명을 명단에 올렸다.
한국 선수는 황유민(18), 방신실(17), 이정현(15), 이지현(18), 김민선(19), 김혜승(18)이 출전했다.

일본에서는 하시모토 미주키, 키쿠치 마이, 이나가키 나나코, 테주카 아야카, 나가노 미노리, 우에타 미쿠(이상 일본)가 명단에 포함됐다.

이른 아침 티잉 그라운드에는 두 명의 일본인이 자리했다. 일본골프협회(JGA) 소속인 나가시마 준지와 키쿠치 준(이상 일본)이다.

두 사람은 각각 한 손에 카메라를 들었다. 큰 카메라는 영상 촬영용, 작은 카메라는 스케치와 스윙 분석용이다. 일본 선수가 티잉 그라운드 위에 올라서면 자세를 잡고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한다.

JGA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JGA는 영상과 사진을 찍는다. 누리집에 소식을 알리며 국가대표의 출전을 홍보한다"고 설명했다.

JGA 공식 누리집 첫 화면에는 WAAP 대회 소식이 나온다. 해당 소식에는 세계아마추어골프순위(WAGR), 대회 공식 누리집, 출전 선수 명단 등의 정보를 담았다.

유튜브는 자주 올린다. 10시간 전에 올린 영상이 조회 수 1000을 돌파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관계자는 "홍보도 있지만, 다른 이유가 있다. 유소년 양성과 선수 스윙 분석"이라고 답했다.
 

일본 선수와 함께 웃는 가레스 존스(오른쪽). [사진=가레스 존스 공식 누리집 발췌]


스윙을 받아보는 사람은 가레스 존스(호주)다. 그는 2015년부터 6년째 일본 골프 국가대표팀을 맡고 있다. 2018년에는 호주 골프 다이제스트에서 올해의 코치 상을 받았다. 그가 지휘봉을 맡은 뒤 일본 선수들은 아시안 게임 등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주 두바이 크릭 골프클럽에서 끝난 아시아태평양아마추어챔피언십(AAC)에서는 나카지마 케이타(일본)가 연장 승부 끝에 우승했다. 그는 WAGR 남자부 1위다. 나카지마와 카나야 타쿠미(일본)는 존스의 걸작이다.

존스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해외 진출에 대한 자신감만 있으면 된다"며 "이 선수들은 우리의 시스템으로 자랐다. 덕분에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의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과 같은 영광의 순간을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보와 영상 분석은 국내 스포츠 종목 협회에서도 시도된다. 대한양궁협회와 대한축구협회가 대표적이다. 대한양궁협회 한 관계자는 "우리는 직원들이 직접 영상을 찍는다. 홍보도 있지만, 경기력 향상을 목적으로 둔다. 대회에 항상 영상분석관을 대동한다. 금메달 역사를 쓰게 된 계기"라고 설명했다.
 

WAAP 영상을 제작한 일본골프협회. [사진=JGA 유튜브 발췌]


AAC에서 우승한 나카지마는 부상으로 제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과 마스터스 토너먼트 출전권을 얻었다.

진행 중인 WAAP에서는 일본의 하시모토가 2위로 치고 나갔다. 1위인 나타크릿타 웡탁비락(태국)과는 2타 차다. 하시모토의 순위는 한국 선수들을 웃돈다. 일본이 남녀 아마추어 대회 동반 석권을 노린다.

WAAP 우승 시 AIG 여자 오픈,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출전권을 넘겨줄 경우 경험에서 한 발 뒤처지게 된다.

올해 8월 종료된 2020 도쿄올림픽 골프 부문 여자부에서는 이나미 모네(일본)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강이라 자부하던 박인비(33) 등 한국 선수 4명은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대한골프협회(KGA)는 영상분석관이 따로 없다. 코치가 따라붙는다는 이유에서다. 되짚어 볼 필요는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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