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가해자인 경주시청 감독과 주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1일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7년을 선고받은 김규봉 전 감독과 4년을 선고받은 당시 주장 장윤정씨의 형을 확정했다.
이들은 트라이애슬론팀 선수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와 선수들끼리 폭행하도록 지시하거나 강요한 혐의 등을 받았다. 김 전 감독은 팀이 해외 전지훈련을 떠날 때 선수들로부터 항공료를 받아 챙기거나 보조금을 다른 용도로 쓴 혐의도 받는다.
팀 구성원들에게서 수년에 걸쳐 폭언과 폭행, 가혹행위를 당한 피해자 최 선수는 지난해 6월 2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최 선수는 가족과 함께 경주시청, 검찰, 경찰,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 결국 최 선수는 지난해 가족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1심은 "감독 또는 고참선수로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같은 소속 선수들을 장기간 폭행, 가혹행위를 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꿈도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22세의 나이로 목숨을 끊었다. 피고인들이 때늦은 참회를 하며 선처를 구하고 있으나 피해자는 더이상 사과를 받아줄 수 없고 유족은 엄벌을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2심은 일부 변경된 공소장에 따라 원심 판결을 파기했지만 1심 형량을 유지했다.
한편 최 선수 등을 폭행하고 일부 선수들을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운동처방사 안주현씨는 2심 판결에 불복했으나 지난 8월 상고를 취하해 징역 7년 6월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