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클라우드를 제공하는 스노우플레이크가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이를 거점으로 삼아 국내에 기반을 둔 대기업과 클라우드 활용에 거부감이 없는 디지털네이티브 기업의 서비스형 데이터웨어하우스(DWaaS) 수요를 공략할 전망이다.
10일 스노우플레이크는 한국 기업의 데이터역량 강화를 지원하겠다며 최근 한국지사를 설립한 사실을 공식화하고 사업전략을 공개했다. 경쟁사인 클라우데라의 한국지사장 출신인 강형준 스노우플레이크 한국지사장이 국내 사업을 총괄한다.
스노우플레이크의 데이터클라우드는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 구글클라우드플랫폼(GCP) 등 퍼블릭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제공되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다. 구축형 DW와 달리 사용량에 따라 비용을 청구하는 과금모델이 특징이다.
스노우플레이크가 강조한 자사 솔루션의 효용은 기존 DW와 마찬가지로 조직 내 여러 위치에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한 데 모아 가공·분석하고 사업 성과를 높이도록 돕는다는 말로 요약된다. 더 쉽고 빠르고 저렴한 방식으로 제공한다는 게 차별점이다.
회사측은 물론 기술적인 우위도 있다고 주장한다. 스노우플레이크의 기술은 수천 개 조직이 규모에 제약을 받지 않고 동시에 충분한 처리성능을 갖춰,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하면서 다양한 분석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제공한다는 메시지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한국지사 설립 전부터 국내 시장에 수요가 있었다고 봤다. IT서비스기업 SK㈜ C&C는 작년부터, 한글과컴퓨터그룹 계열사 한컴MDS는 올해 초부터 스노우플레이크와 사업 협력 관계를 맺고 국내에서 솔루션 도입과 유통을 지원해 왔다.
이 가운데 '파워드 바이 스노우플레이크' 파트너 자격을 보유한 SK㈜ C&C의 역할이 눈길을 끈다. SK㈜ C&C는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에 스노우플레이크의 DW 솔루션을 구축하고, 이 데이터클라우드 솔루션을 다른 기업에 공급하는 형태로 협업하고 있다.
이기열 SK㈜ C&C 디지털 플랫폼부문 총괄은 "스노우플레이크 데이터 클라우드와 SK㈜ C&C 디지털 플랫폼의 강력한 결합 역량을 통해 클라우드 및 데이터 전략을 비즈니스 우선 순위와 정렬시키고 경제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초기 시장 입지를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이나 디지털네이티브 기업 수요를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다른 시스템통합(SI) 기업이나 매니지드서비스사업자(MSP)와의 협력 생태계도 갖추려고 한다.
강 지사장은 "글로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 대기업 수요층이 많이 확보돼 있고 이들을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커머스, 디지털뱅킹 등 퍼블릭클라우드를 쉽게 수용하는 디지털네이티브 업종의 잠재 수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존 로버트슨 스노우플레이크 아시아태평양·일본 담당 사장은 "스노우플레이크는 여러 지역의 여러 클라우드를 지원하고 플랫폼에 데이터 거버넌스를 내장했다"라며 "데이터가 (거버넌스에 어긋나게) 이동하거나 복제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스노우플레이크는 2012년 설립돼 글로벌 시장 3대 클라우드 기업과 손잡고 사업을 벌여 왔지만 국내에선 지명도가 낮은 편이었다. 그러다 앞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해서웨이로부터 투자를 받으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영국 시장조사기업 리서치앤드마켓의 지난 8월 발표에 따르면 세계 DWaaS 시장은 올해 47억달러(약 5조5483억원)로 추산되고 2026년까지 5년간 연평균 22.3% 커져 129억달러(약 15조228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