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및 파트너 규합을 통한 대(對)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어 공급망 문제 논의를 위한 면담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외교부에 따르면 일본을 거쳐 10~12일 방한하는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11일 카운터파트인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와 협의 및 오찬을 한다. 최종건 1차관 예방 일정도 조율 중이다. 또 외교부에서 경제외교를 총괄하는 차관보급 인사인 이성호 경제외교조정관도 별도로 만나고 산업부 등 유관기관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미 국무부에서 미·중 관계와 인도·태평양 전략, 한반도 문제 등 동아태 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핵심 당국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한국을 포함한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동맹·우방국들을 소집해 '공급망 대책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갈등이 본격화한 가운데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적극 협력하라는 요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서방 진영의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십 구상인 '더 나은 세계 재건'(B3W·Build Back Better World)을 확대 중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의 'B3W' 참여 여부에 대해 "정부는 한·미 동맹 관계, 한·중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기초해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투명하고 개방적인 자세에서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방한 기간 각 당의 대선 후보도 면담한다. 11일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12일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각각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각 후보자들은 대미외교 및 인도·태평양 외교 공약 등에 대해 설명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역시 유력 대선 후보들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를 파악하고, 향후 미국의 대북 정책 등을 조율하기 위해 면담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부의 임기가 한참 남은 상황에서 대선 후보들을 만나는 게 결례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접촉 여부는 당연히 관련 캠프에서 결정할 사안"이라며 "(현) 정부 인사들과의 실질적 소통도 두루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방한은 최근 긴밀한 한미 각급의 소통 일환"이라며 "(방한을 통해) 양자 현안은 물론 한반도와 지역, 글로벌 관련 공조가 강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