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배터리왕 중국 닝더스다이(CATL)이 또 배터리 공장을 새로 짓기 위해 2조7000억원 넘게 투자한다. 전기차 호황세 속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CATL은 지난해 말부터 생산공장 건설에 투자한 액수만 우리돈 20조원에 육박할 정도다.
150억 위안 투자···연산 40GWh 공장 건설
CATL은 5일 푸젠성 샤먼과 구이저우성 구이안신구에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데 각각 최소 80억, 70억 위안씩, 모두 150억 위안(약 2조77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중국 제몐망 등 현지 언론이 8일 보도했다.
CATL은 이번 신규 공장 건설로 회사 자본 지출과 현금 지출이 늘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사업 발전과 경영 실적에 긍정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CATL은 2017년부터 4년 연속 전 세계 배터리 탑재량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배터리왕이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방면서 중국 시장 점유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테슬라 등 잇단 '러브콜'···LFP배터리 주문 폭주
CATL은 최근 전기차 호황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로 공격적으로 생산 설비를 확장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중국 기업들이 장악한 LFP 배터리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삼원계 배터리와 비교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능이 낮다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CATL은 셀투팩(CTP), 셀투셰시(CTC) 등 기술을 개발해 단점을 보완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업계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잇달아 글로벌 전기차 업체가 CATL과 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게 된 배경이다. 최근에만 미국 전기차기업 테슬라와 45Gwh 용량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일렉트릭 라스트마일 솔루션스(ELMS), BMW, 롤스로이스, 다임러, 폭스바겐 등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는데, 계약 기한도 최장 6년 이상에 달한다고 중국 동방재부망은 집계했다.
이달 2일에도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피스커가 곧 출시될 순수전기 SUV 피스커 오션용 배터리를 CATL로부터 2025년까지 3년간 15Gwh 용량 공급받기로 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제몐망에 따르면 CATL은 지난해 12월부터 모두 8개 배터리 공장 신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건설 지역은 푸젠성 닝더, 장쑤성 리양, 칭하이성 시닝, 쓰촨성 이빈, 광둥성 자오칭, 상하이, 장시성 이춘, 그리고 독일 튀링겐주 등이다. 총 투자 예상액만 885억 위안이다. 여기에 이번에 발표한 2개 신규 공장까지 포함하면 예상 투자액만 1000억 위안이 넘는다.
올해 상반기말 기준 CATL의 배터리 생산력은 65.45GWh로, 건설 중인 생산설비 규모는 92.5GWh에 달한다. 중국 은허증권은 보고서에서 이러한 투자 공세라면 CATL의 생산력이 2025년까지 600GWh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터리 생태계 속도···창안자동차와 전기차 협력
CATL는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배터리 생태계 구축에도 주력하고 있다.
현재 CATL은 리튬·인산·철·마그네슘알루미늄합금·니켈·음극재·반도체 등 배터리 소재나 부품부터 생산장비,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소, 완성차, 배터리 교체, 자율주행 등 다운스트림 부문까지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리튬배터리 및 태양광 스마트 장비 제조업체 선도지능장비(先導智能), 발전·송병전 전력탐사설계업체 융푸구펀(永福股份), 리튬배터리 테스팅업체 싱윈구펀(星雲股份) 등에 투자한 게 대표적이다.
앞서 5일에는 중국 국유 자동차기업인 창안자동차 산하 전기차 브랜드 아웨이타(阿维塔)에 7억7000만 위안 투자해 지분 23.99%를 확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CATL은 최근 에너지저장사업도 신 성장동력으로 적극 키우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CATL의 에너지저장사업 매출만 전년 동비 727% 증가했다. 매출 총이익율은 36.6%로, 배터리 사업(23%)보다 높았다. 에너지저장사업 방면에서는 중국화뎬, 싼샤그룹, 국가에너지그룹 등과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