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도?” “야, 나두(도).”
유명한 한 광고의 문구가 ‘대선판’에서도 통하고 있다. 내년 3‧9 대선이 113일 앞으로 다가오고 여야 대선 후보가 선출됐지만, ‘뽑을 사람이 너무 없다’, ‘이번 대선에는 투표 포기’라는 말에 “너도 나도 그렇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를 5년간 이끌어갈 새로운 수장을 뽑는 국가행사에 국민들이 기대감보다 피로감을 보이는 이유는 구태정치에 따른 불신으로 분석된다. 수십 년간 이어진 거대 양당구도 체제가 염증을 불러온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비정상적인 부동산 시장, 취업난, 한국주택도시공사(LH) 사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사건이 불거지면서 국민들로 하여금 박탈감을 심화시켰다.
◆'기득권 vs 운동권' 놀이터…리더십 상실
전문가들은 한국 정치가 제대로 된 진보도, 보수도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운동권(진보 세력)'과 '기득권(보수 세력)'의 패권 놀이터로 전락한 지 오래란 분석이다.
기득권 대항마로 등장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은 오히려 ‘꼰대’ 기득권이 돼 대한민국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난이 속출하고 있다. 운동권을 마치 ‘훈장’처럼 여기면서 ‘민주 대 반민주’ 이분법적 프레임에 갇혔다는 평가와 함께 누구를 데리고 와도 운동권 옆에 서는 순간 꼰대 이미지로 전락한다는 말이 근거 없는 비난이 아니게 됐다.
특히, 586 운동권의 요새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정권교체 대상이 됐다. 호기롭게 투기세력 척결을 외치며,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추진했으나, LH사태와 함께 김상조‧박주민 사건(임대차법 시행 전 전·월세 인상)과 같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터지자 민심은 더 크게 분노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8월 “86세대가 기득권이 됐다는 말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며 반성에 나섰다. 그는 “86세대에 대한 비판이 처음에는 우리 세대에 대한 보수언론이나 수구세력의 견제로만 알았다”며 “그러나 시대적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한 세대라는 평가와 자부심은 빛이 바랬다는 것을 우리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행보는 여전히 ‘언행 불일치’였다. 송 대표는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조사로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을 받았던 9명 의원에게 탈당조치를 내렸으나, 실제로 출당 처리된 의원은 양이원영 의원 한 명 뿐이었다. 자기반성은 화려한 말 잔치에 불과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8월 검찰‧언론개혁을 무조건적으로 강행하려는 송 대표를 향해 “세뇌된 강성 지지층을 늘 정치적 흥분상태로 유지하려고 한다”며 “586 운동권 세대 인식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진정으로 청산해야 할 것은 민주당 586 적폐세력”이라고 꼬집었다.
유명한 한 광고의 문구가 ‘대선판’에서도 통하고 있다. 내년 3‧9 대선이 113일 앞으로 다가오고 여야 대선 후보가 선출됐지만, ‘뽑을 사람이 너무 없다’, ‘이번 대선에는 투표 포기’라는 말에 “너도 나도 그렇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나라를 5년간 이끌어갈 새로운 수장을 뽑는 국가행사에 국민들이 기대감보다 피로감을 보이는 이유는 구태정치에 따른 불신으로 분석된다. 수십 년간 이어진 거대 양당구도 체제가 염증을 불러온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비정상적인 부동산 시장, 취업난, 한국주택도시공사(LH) 사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등 사건이 불거지면서 국민들로 하여금 박탈감을 심화시켰다.
◆'기득권 vs 운동권' 놀이터…리더십 상실
기득권 대항마로 등장한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운동권은 오히려 ‘꼰대’ 기득권이 돼 대한민국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난이 속출하고 있다. 운동권을 마치 ‘훈장’처럼 여기면서 ‘민주 대 반민주’ 이분법적 프레임에 갇혔다는 평가와 함께 누구를 데리고 와도 운동권 옆에 서는 순간 꼰대 이미지로 전락한다는 말이 근거 없는 비난이 아니게 됐다.
특히, 586 운동권의 요새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정권교체 대상이 됐다. 호기롭게 투기세력 척결을 외치며,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을 추진했으나, LH사태와 함께 김상조‧박주민 사건(임대차법 시행 전 전·월세 인상)과 같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터지자 민심은 더 크게 분노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8월 “86세대가 기득권이 됐다는 말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며 반성에 나섰다. 그는 “86세대에 대한 비판이 처음에는 우리 세대에 대한 보수언론이나 수구세력의 견제로만 알았다”며 “그러나 시대적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한 세대라는 평가와 자부심은 빛이 바랬다는 것을 우리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행보는 여전히 ‘언행 불일치’였다. 송 대표는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조사로 부동산 불법거래 의혹을 받았던 9명 의원에게 탈당조치를 내렸으나, 실제로 출당 처리된 의원은 양이원영 의원 한 명 뿐이었다. 자기반성은 화려한 말 잔치에 불과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8월 검찰‧언론개혁을 무조건적으로 강행하려는 송 대표를 향해 “세뇌된 강성 지지층을 늘 정치적 흥분상태로 유지하려고 한다”며 “586 운동권 세대 인식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진정으로 청산해야 할 것은 민주당 586 적폐세력”이라고 꼬집었다.
◆3‧9 대선, 역대급 ‘비호감’ 선거
내년 대선 역시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대선과는 다른 점도 눈에 띈다. ‘0선 의원’ 간 대결이란 점과 역대급 비호감도 대선이라는 점이다.
다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비호감도는 50%를 훌쩍 넘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1~3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상대로 실시한 11월1주차 전국지표조사(NBS,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4일 공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후보들에 얼마나 호감이 가느냐’고 물은 결과, 이 후보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응답은 60%였다. 10월3주차 조사보다 호감도는 5%포인트 줄었고, 비호감도는 4%포인트 올랐다.
윤 후보의 호감도는 41%였으며, 비호감도는 56%였다. 이 후보보다 비호감도는 낮았으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만 호감도가 높게 조사됐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정치평론가)는 “두 후보의 비호감도가 높은 이유는 여러 의혹과 논란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지만 결국은 대선이 진영싸움으로 구조화됐기 때문”이라며 “민주당 지지자는 윤 후보를, 국민의힘 지지자는 이 후보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3지대 “거대 양당구조 깨자”
이 후보와 윤 후보 외에 지금까지 대선 출마를 결심한 인물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이다. 이들은 양당 독식체제를 끝내고 ‘정치교체’, ‘정치개편’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내년 대선이 비호감 선거로 비친 만큼 중도층을 발판 삼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심 후보는 지난달 당내 경선에서 이긴 뒤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대전환의 마지막 길목에 서 있다”며 “극단적인 불평등과 지역소멸, 청년소외, 차별과 혐오 이런 사회적 위기에 놓여있다. 34년간 번갈아 집권한 양당정치가 만든 결과”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지난 1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지금까지 우리는 수없이 정권교체를 목격했지만 기득권 양당들이 간판선수만 교체하는 정권교체는 구적폐를 몰아낸 자리에 신적폐가 들어서는 ‘적폐교대’만 반복할 뿐”이라며 “이제는 5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판을 갈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정치권은 비슷한 공약을 내세우면서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다고들 하지만 바뀌지 않고 있다”며 “자기 스스로를 바꿀 능력을 상실한 기득권 때문이다. 이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독점하고 있지만 문제해결 능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이제는 진보와 보수 모두 의지도 능력도 부족하다”고 했다.
다만 안 후보는 국민의힘과 연대할 가능성이 크고 정의당은 진보진영세력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제3지대라고 규정하는 것이 사실상 맞진 않는다.
박상병 교수는 “제3지대는 김동연 전 부총리만 해당한다고 본다”며 “김 전 부총리가 성공하는 방법은 제3지대 성격을 극대화시켜 세력화에 나서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5%의 지지율만 얻는다고 해도 대선에서 파괴력을 갖는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 가지 방법으로 ‘개헌’을 꼽고 있다.
심 후보는 대통령 중심제를 의회중심제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양당체제는 다당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4년 중임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국민들은 4년 중임제를 많이 원하고 있다. 한번 임기를 마치고 그 공과에 대해 평가하고 심판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내년 대선 역시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대선과는 다른 점도 눈에 띈다. ‘0선 의원’ 간 대결이란 점과 역대급 비호감도 대선이라는 점이다.
다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비호감도는 50%를 훌쩍 넘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1~3일 전국 성인남녀 1004명을 상대로 실시한 11월1주차 전국지표조사(NBS,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4일 공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따르면, ‘후보들에 얼마나 호감이 가느냐’고 물은 결과, 이 후보에 '호감이 간다'는 응답은 37%에 불과했다.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응답은 60%였다. 10월3주차 조사보다 호감도는 5%포인트 줄었고, 비호감도는 4%포인트 올랐다.
윤 후보의 호감도는 41%였으며, 비호감도는 56%였다. 이 후보보다 비호감도는 낮았으나,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만 호감도가 높게 조사됐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정치평론가)는 “두 후보의 비호감도가 높은 이유는 여러 의혹과 논란의 중심에 서 있기도 하지만 결국은 대선이 진영싸움으로 구조화됐기 때문”이라며 “민주당 지지자는 윤 후보를, 국민의힘 지지자는 이 후보를 강하게 거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3지대 “거대 양당구조 깨자”
이 후보와 윤 후보 외에 지금까지 대선 출마를 결심한 인물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이다. 이들은 양당 독식체제를 끝내고 ‘정치교체’, ‘정치개편’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내년 대선이 비호감 선거로 비친 만큼 중도층을 발판 삼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심 후보는 지난달 당내 경선에서 이긴 뒤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대전환의 마지막 길목에 서 있다”며 “극단적인 불평등과 지역소멸, 청년소외, 차별과 혐오 이런 사회적 위기에 놓여있다. 34년간 번갈아 집권한 양당정치가 만든 결과”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지난 1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지금까지 우리는 수없이 정권교체를 목격했지만 기득권 양당들이 간판선수만 교체하는 정권교체는 구적폐를 몰아낸 자리에 신적폐가 들어서는 ‘적폐교대’만 반복할 뿐”이라며 “이제는 5년마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탈출하기 위해 ‘판을 갈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도 “정치권은 비슷한 공약을 내세우면서 자기가 가장 잘할 수 있다고들 하지만 바뀌지 않고 있다”며 “자기 스스로를 바꿀 능력을 상실한 기득권 때문이다. 이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독점하고 있지만 문제해결 능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이제는 진보와 보수 모두 의지도 능력도 부족하다”고 했다.
다만 안 후보는 국민의힘과 연대할 가능성이 크고 정의당은 진보진영세력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제3지대라고 규정하는 것이 사실상 맞진 않는다.
박상병 교수는 “제3지대는 김동연 전 부총리만 해당한다고 본다”며 “김 전 부총리가 성공하는 방법은 제3지대 성격을 극대화시켜 세력화에 나서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5%의 지지율만 얻는다고 해도 대선에서 파괴력을 갖는다고 본다”고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 가지 방법으로 ‘개헌’을 꼽고 있다.
심 후보는 대통령 중심제를 의회중심제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양당체제는 다당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4년 중임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한 이석연 전 법제처장은 “국민들은 4년 중임제를 많이 원하고 있다. 한번 임기를 마치고 그 공과에 대해 평가하고 심판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