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성 부지 밖 토지주들은 버티기에 들어갔어요. 물건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반도체클러스터 주변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른다고 모두들 생각하고 있어요."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공인중개업자 A씨)
지난 1일 방문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죽능리, 독성리, 고당리)는 점포 한 곳 건너 한 곳이 부동산 중개업소였다. 이곳은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 예정 부지로, 현재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 있고, 수용 예정이라 거래가 사실 불가능한 상황이다. 때문에 중개업소 대부분 사람은 없고 문 앞에 고지서만 쌓여 있었다.
이날 만난 공인중개업자들은 원삼면 일대 토지의 미래가치가 높지만, 지금은 거래가 없어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공인중개업자 A씨는 "내년 착공 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누가 팔겠느냐"며 "주변 토지주들은 사업이 진행될수록 땅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3월 원삼면 죽능리·독성리·고당리 전체 토지 거래건수는 61건이었으며 3.3㎡당 평균 28만7000원에 거래됐다. 그런데 2018년 12월 SK하이닉스 반도체산업단지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들려온 이후 2019년 1~3월에는 토지거래 건수가 227건으로 뛰었으며, 땅값도 3.3㎡당 57만2000원으로 2배 이상 올랐다. 2019년 3월 23일 이후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사실상 거래가 끊긴 상황이다.
A씨는 평택시 고덕면에 위치한 삼성반도체평택캠퍼스를 예로 들며 원삼면 주변 땅값이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2017년 평택캠퍼스 1공장 준공 이후 삼성전자·협력업체 관련 종사자들이 평택으로 유입됐고, 캠퍼스 주변 인프라가 늘어나면서 집값과 땅값이 계속 뛰었다는 것이다. A씨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도 공사가 진행될수록 주변 환경이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A씨는 평택시 고덕면에 위치한 삼성반도체평택캠퍼스를 예로 들며 원삼면 주변 땅값이 꾸준히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2017년 평택캠퍼스 1공장 준공 이후 삼성전자·협력업체 관련 종사자들이 평택으로 유입됐고, 캠퍼스 주변 인프라가 늘어나면서 집값과 땅값이 계속 뛰었다는 것이다. A씨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도 공사가 진행될수록 주변 환경이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개업자 B씨도 "올해는 '아파트 투자 열풍' 등으로 자본이 아파트에 쏠리면서 토지 거래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 지역은 교통환경이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돼 가치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B씨는 "세종포천고속도로 원삼 나들목(IC)이 2023년 계획대로 개통되면 잠실 쪽에서 자동차로 이동이 수월할 것"이라면서 "반도체클러스터 공사가 완료되면 버스 등 대중교통 노선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달부터 보상절차가 논의된다고 들었는데 보상금이 풀리면 원주민들 거래가 조금씩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무래도 SK하이닉스는 사기업이라 정부보다는 보상을 비교적 많이 주고, 지연으로 인한 손해를 줄이려고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수의 공인중개업자와 원주민들 말을 종합하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보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그러나 아직 명확한 보상안은 나오지 않았다. 자신의 집과 밭, 논이 모두 수용된다는 원주민 C씨는 "사업은 결국 진행될 테니 보상이라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며 "주변 땅의 오른 시세를 반영해서 보상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원삼면과 가까운 안성시 쪽 땅을 알아봤는데 이전보다 10배가 넘는 가격에 판다는 말을 들었다"며 "보상을 받아도 주변 땅은 사지 못할 것 같고, 마련된 이주택지에 거주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원주민 D씨도 논과 밭이 수용된다. 그는 "수용되지 않는 곳의 맹지를 가진 이웃 주민이 있는데 해당 토지를 3.3㎡당 120만원 정도에 팔았다"며 "이 근처 맹지는 사실 가격이 얼마인지도 정해지지 않았을 만큼 땅값이 저렴했는데, 10배 이상 가격이 올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주민들은 보상 절차가 최대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C씨와 D씨는 "그냥 절차가 빨리 진행되는 게 속이 시원할 것 같다"며 "혹시 내년에 공사가 시작되면, 농사지은 것도 (헛수고가 될 테니) 아까울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