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산업단지인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산업단지 계획을 당초 목표보다 3개월 빠르게 승인하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선다. 정부는 통상 4년 이상 소요되는 후보지 선정에서 산단 지정까지의 시간을 1년 9개월로 줄인 데 이어 내년부터 보상 작업을 착수해 착공 시기도 당초 2030년 6월에서 2026년 12월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30년 반도체 생산공장(팹·fab) 1호기 가동에 맞춰 도로·용수·전력 등 핵심 인프라를 확충하고, 국가산단과 배후주거지와 통합 개발해 산업중심 복합도시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용인반도체 국가산단은 728만㎡ 부지에 대규모 팹 6기와 발전소 3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협력기업 60개 이상 등이 입주하는 대형 국가 전략사업이다. 전체 단지 준공 시까지 최대 360조원에 이르는 민간 투자가 이뤄져 160만명의 고용과 400조원의 생산 유발 등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범부처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통상 4년 이상 소요되는 산단 지정기간을 1년 9개월로 획기적으로 줄인 데 이어 내년 3월을 목표로 했던 산업단지계획 승인도 3개월 단축했다.
승인 일정이 단축되면서 2026년 12월 이전 부지를 착공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절반으로 단축되는 셈이다.
정부는 산단조성 속도를 높이고, 산단 정주여건과 인프라 개선 내용을 담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특화 조성계획'도 마련했다.
우선 착공까지 시간 단축을 위해 중요한 원주민과 이주기업에 대한 보상책으로 산단 남서쪽 창리저수지 일대에 37만㎡ 규모의 이주자 택지를 조성하고, 북서쪽에는 50만㎡ 규모의 이주기업 전용 산단을 만들기로 했다.
이주자 택지를 공급받지 못하는 임차가구를 위해선 산단 인근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한다. 또 주민 생계를 위해 LH 발주사업에 대해 원주민 단체의 사업 위탁을 활성화하고, 산단 내 입주 기업에 주민 고용도 추천한다.
원주민이 현금보상 대신 근린생활시설용지 등을 공급받길 희망하는 경우 대토보상 확대 시행을 통해 재정착도 지원할 방침이다. 원주민과 이주기업, 국토부, 경기도, 용인시, LH로 구성된 민관공 협의체 기능을 강화해 긴밀한 소통체계도 구축한다.
산단에 들어서는 팹이 기존보다 생산 능력이 1.5배 강화된, 사업 난도가 높은 시설인 만큼 보상이 조속히 추진돼 착공 등 후속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면 내실 있는 산단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가산단과 배후 주거지인 용인 이동읍 이동 공공주택지구를 통합 개발하고, 이동 주택지구를 문화 중심지로 육성해 '산업중심 복합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동 공공주택지구 228만㎡에 1만6000가구를 조성하고, 팹 1기가 가동되는 2030년에 맞춰 첫 입주가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산단과 인접하거나 연결된 수변공간 등을 중심으로 복합문화공간 등도 조성한다. 이동지구와 이어지는 송전천 양측을 중심으로 공원만 10개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산단 조성으로 늘어나는 교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산단을 관통하는 국도 45호선 이설·확장사업 중 산단 내 구간은 2030년까지 개통하는 등 교통 인프라 확충안도 특화 조성계획에 포함됐다.
정부는 산단 중심으로 격자형 고속도로망을 구축하고, 경강선 등 연계 철도망 구축을 추진해 주민의 출퇴근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서울~세종 및 반도체 고속도로도 적기에 차질 없이 구축해 고속도로망도 완성한다. 경기 강원 철도인 경강선 등 연계 철도망 구축도 추진한다.
정부는 특화 조성계획 과제가 모두 법률 개정 없이 추진이 가능한 만큼 내년부터 보상 등 후속 절차가 적용되도록 준비작업에 착수하는 등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선 LH와 삼성전자 간 토지매매계약 구체화 등에 관한 실시협약도 체결됐다. 지난해 6월 체결한 '용인 산단 성공 추진을 위한 기본 및 입주협약'의 후속 협약으로, 토지 매매계약 대금과 납부방법·시기, 매매계약 체결일 등을 구체화한 것으로, 이를 통해 입주기업의 투자가 본격 개시된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조기 지정은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이뤄낸 값진 결실이자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역사에도 한 획을 긋는 중요한 성과"라면서 "앞으로도 용인 국가산단을 흔들림 없이 신속히 조성해 나가면서 '우리나라 랜드마크 산단'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