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바티칸 교황청을 찾아 교황과의 비공개 단독 면담에서 “한국인들이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청을 공식 방문, 오전 10시 30분부터 20분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단독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교황의 지속적인 지지를 확인했다. 교황궁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교황청 궁내원 의전 담당 레오나르도 사피엔자 몬시뇰과 교황청 의장단 등 관계자들의 접견을 받았다.
문 대통령은 앞서 생중계로 중계된 모두발언에서는 ‘방북’이라는 단어 대신에 ‘한반도’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폐철조망을 수거해 만든 십자가인 ‘평화의 십자가’를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이 250㎞에 달한다. 철조망을 수거해 십자가를 만든 것”이라며 “성서에도 창을 녹여 보습(농기구의 한 종류)을 만든다는 말도 있다. 이에 더해 한반도 평화의(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선물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밖에도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후변화 등 인류가 당면한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 면담에 이어 교황청 국무원장과도 면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과 교황과의 면담은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에도 교황에게 방북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전날 오후 로마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제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7박 9일 간의 유럽 순방 일정에 본격 돌입했다.
문 대통령은 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인 G20과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인 COP26 및 헝가리 국빈 방문을 위해 유럽을 방문 중이다.
문 대통령은 검은 정장을 입었고, 부인 김정숙 여사는 머리에 미사보를 썼다.
교황청 방문에는 정의용 외교부·이인영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 몰타기사단 한국 대표인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명예회장 등이 동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