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남 칼럼] 탄소발자국 계산기를 두드려보자

2021-10-27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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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 환경·책임·투명경영)를 실천하려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공공기관 등에 가서 ESG에 대한 강의를 하면서 ESG를 한다고 하면서 쓰레기 줍기를 하고서 ESG활동을 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는 것을 보면 좀 안타깝다. 좀더 수준 높은 ESG활동을 하면 좋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한 공공기관의 팀장은 ESG를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별다른 아이디어가 없어서 쓰레기 줍기라도 하려고 계획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와 비숫한 생각을 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많아서 이에 대한 답을 알려드리려고 한다.

ESG 중에서 E(환경) 부분은 탄소중립(carbon neutral: 개인, 회사, 단체 등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이 매우 중요하며, 탄소중립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을 계산해보는 것이 ESG 실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탄소발자국은 개인 또는 기업·단체 등이 직접·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이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연료, 전기, 용품 등이 모두 포함된다. 대기로 방출된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물질이 지구의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이다.
탄소발자국 계산은 ‘탄소발자국 계산기’를 검색해서 전기·가스·수도·교통 등 4가지 사용량을 입력하면 이산화탄소(CO2) 발생량을 손쉽게 계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나와 우리 조직이 생활 속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얼마인지 알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음식을 소비하거나 제품을 구매할 때도 항상 탄소배출량을 따져봐야 한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축산업은 온실가스 배출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의 여러 연구에 의하면 육류 및 유제품 소비를 줄이는 것이 기후위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가축을 기르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지구 전체 배출량 중 15% 이상을 차지한다. 이래서 채식이 지구를 살린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ESG를 고려하면 우리는 ‘저탄소 음식’을 선택해야 한다. 저탄소 음식을 선택하려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음식을 피하면 될 것이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있는 비영리 환경운동 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는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음식 10가지를 조사해 소개했다. 조사 결과는 조사 기관에 따라서 다소 다르게 나오기도 한다.

1㎏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1위 음식은 양고기로, 무려 39.2㎏의 탄소를 배출한다. 양고기 1㎏을 섭취하는 것은 144㎞ 거리를 운전하는 것과 같다. 양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대부분은 소화 과정, 사료, 비료 관리 및 기타 농작물 생산에서 발생하고 일부는 수입 과정에서 발생한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음식 2위는 쇠고기로 1㎏당 26.5㎏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양고기에 비하면 적지만 소는 특히 강력한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가스를 배출한다. 조사기관에 따라서 쇠고기가 육류 중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조사도 있다. 3위는 치즈로 1㎏당 13.5㎏의 탄소를 배출하는데, 그 이유는 치즈 제조에 소에서 생산되는 우유가 사용되기 때문이다.

4위는 돼지고기로 1㎏당 12.1㎏의 탄소가 배출되는데, 절반 이상이 사육 과정에서 발생하지만 나머지는 고기의 가공과 운송, 요리 과정에서 배출된다. 5위는 양식 연어로 1㎏당 11.9㎏이다. 연어 사육을 위한 사료 생산과 전기 및 연료 사용 때문에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 6위는 칠면조로 1㎏당 10.9㎏, 7위는 닭고기로 1㎏당 6.9㎏의 탄소가 발생한다. 육류 중에서는 닭고기가 탄소 배출량이 가장 적다.

8위는 통조림 참치로 1㎏당 6.1㎏이 발생하는데, 참치를 잡고 캔에 포장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특히 참치를 잡을 때 사용하는 선박 연료인 디젤에서 발생하는 탄소가 큰 요인이다. 9위는 계란으로 1㎏당 4.8㎏, 10위는 감자로 1㎏당 2.9㎏의 탄소가 배출된다.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면서 단백질을 섭취하기에는 계란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단백질이 풍부한 식물 음식 중에는 감자의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편이다.

커피는 1㎏당 15.33㎏, 에스프레소 1잔에 0.28㎏, 라떼 1잔에 0.55㎏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커피 산지별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다르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아라비카 커피 1㎏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평균 15.33㎏이며, 베트남산이 16.04㎏, 브라질산이 14.61㎏이다. 에스프레소 한 잔의 평균 탄소발자국은 0.28㎏, 라떼 한 잔의 평균 탄소발자국은 0.55㎏, 카푸치노 0.41㎏, 플랫화이트 0.34㎏ 등이다. 이제는 커피를 마실 때도 탄소발자국을 고려해야 한다.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탄소 다이어트’라고도 한다.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탄소 다이어트 방법들을 소개한다.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때 이메일 정리하기, 디지털 기기 사용 줄이기, 컴퓨터 전원 끄기 등이 있다. 메일 보관함 1GB당 14.9㎏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외출할 때는 대중교통·자전거 이용하기, 계단 이용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등이 있다. 일주일에 하루만 자동차를 타지 않아도 연간 445㎏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

쇼핑할 때는 모바일 영수증 사용하기, 저탄소 인증표시 제품이나 환경마크 제품 등 친환경상품 구입하기, 장바구니 이용하기 등이 있다. 종이 영수증 대신 모바일 영수증을 받으면 1장당 3g씩 이산화탄소가 줄어든다. 집에서 생활할 때 샤워 시간 줄이기, 빨래 횟수 줄이기, 적정 실내온도 유지하기 등이 있다. 이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커피의 경우 생산-소비의 각 단계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바꿀 경우 커피 1㎏당 탄소배출량을 3.51㎏으로 최대 77%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기업은 생산자 입장에서 식품·제품 등을 생산할 때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생산해야 한다. 우리는 개인적으로, 소속 회사·기관 등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부단히 탄소발자국(탄소배출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하며, 이를 습관화해야 한다. 식품·제품 등을 구매할 때 탄소배출량을 따져 보고, 구매해야 한다.
 
 
 
문형남 필자 주요 이력

△성균관대 경영학 박사 △매일경제 기자 △대한경영학회 차기회장 △K-헬스케어학회 회장 △한국AI교육협회 회장 △웹발전연구소 대표이사 △국가ESG연구원 원장 △(사)지속가능과학회 공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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