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백기 든 中, 대출 규제 축소 등 부동산 정책 완화할 듯

2021-10-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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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급랭에 산업 위기도 고조돼

헝다, 23일 이자 상환 유예기간 맞아

가장 강력한 규제책인 대출 규제 완화설 '솔솔'

헝다그룹[사진=로이터·연합뉴스]

부동산 시장 규제 강공책을 펼쳤던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 완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급랭과 산업 위기감 고조에 따라 당국이 결국 부동산 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산업협회는 15일 좌담회를 열고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어려움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는 헝다그룹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압박이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확산된 상황에서 열리는 것이다. 업계 입장과 대응, 당국의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가장 주목되는 건 부동산 대출 규제다. 최근 중국 정부는 은행권의 부동산 부문 대출 고삐를 강하게 조이는 한편, 업체에 대한 차입 비율 제한까지 까다롭게 설정했다. 이 '효과'는 상당했다.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했고, 고공 상승하던 주택 가격도 크게 줄었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70개 주요 도시 신규주택 가격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지난 5월 4.9%로 고점을 찍은 후 6월 4.7%, 7월 4.6%, 8월 4.2%로 석달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자금 조달이 막힌 중국 부동산기업들은 잇달아 경영난에 빠지며 올 상반기에만 파산업체가 200개가 넘는다.

그러나 부동산 부문의 중국 경제 기여도는 30%에 가깝다. 중국 부동산 경기 부진이 중국 경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얘기다.

대출 규제 완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이미 앞서 지난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3분기 통화정책 회의에서 18년 만에 이례적으로 '부동산'을 언급, 부동산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촉구한 바 있다. 이는 일부 대출 규제의 완화 움직임으로 읽혔다.

오는 23일 헝다그룹의 달러채권 이자 지급 유예기간이 만료되는 점도 규제 완화 전망을 뒷받침한다. 이날 헝다가 완전한 디폴트 상태에 들어서게 되면 당다이, 신위안부동산, 신리홀딩스 등 유동성 압박에 놓인 다른 부동산 업체들의 연쇄 디폴트 우려가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헝다 붕괴 전 당국이 대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고 점친다. 홍콩 시티그룹의 리강류 전문가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헝다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중국 정부가 구조조정에 관여해 은행들에 대출을 허용하라고 하면서 금융, 경제, 사회적 문제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전문가들도 기업 대출과 개인주택담보 대출 중 어느 한쪽이라도 규제를 풀면 헝다의 건설 재개나 판매대금 회수가 가능해져 파장이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부동산산업협회의 좌담회 개최가 논의된 건 맞지만, 실제 개최될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개최 여부와 상관없이 현재 당국이 부동산 규제책 완화를 두고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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