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인 일상 회복을 준비하는 위드코로나 로드맵이 급물살을 타며 하락장 증시 대안으로 리오프닝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면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만큼 항공·호텔·레저·유통 등 리오프닝 관련주들 대부분이 증시가 하락세를 보였던 기간에도 코스피 평균 상승률을 웃도는 성적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리오프닝주가 지난 5~6월 단기 고점을 재탈환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제기된다.
게다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오히려 이들 종목의 강세를 지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하락장 속에서도 강세를 시현했던 리오프닝주 대부분은 이날 상승장에서도 강세를 보였다. 이날 리오프닝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의 등락률과 종가는 △이마트(1.29%) 15만6500원 △신세계(0.79%) 25만5000원 △롯데쇼핑(0.49%) 10만2000원 △현대백화점(1.58%) 8만3800원 △하이트진로(0.87%) 3만4850원 △롯데칠성(3.38%) 15만3000원 등이다. 여행주는 하나투어가 1.15%(100원) 내린 8만6500원으로 마감했지만 모두투어가 1.13%(300원), 노랑풍선이 0.59%(100원)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항공주는 제주항공이 2.03%(450원) 오른 2만2600원에 마감했으나 진에어가 보합세에 그쳤고 대한항공(-0.64%)과 아시아나항공(-1.22%)은 소폭 약세를 시현했다. 이날 코스피가 28.03포인트(0.96%) 오른 점을 감안하면 상승장 속에서도 관련 종목 절반 이상이 코스피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앞서 이들 종목은 월초부터 지난 8일까지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강세를 시현했던 종목들이다. 지난 1일부터 8일까지 이들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1.08%로 종목별 상승률은 △현대백화점 6.41% △하이트진로 5.38% △롯데칠성 3.44% △롯데쇼핑 1.99% △진에어 1.98% 등이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가 3019.18포인트에서 2956.30포인트로 62.88포인트(2.08%) 급락했다.
리오프닝주에 대한 호재가 현재진행형인 점도 주가 강세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는 요소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회가 첫 회의를 열면서 위드 코로나가 가시권에 다가왔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드 코로나 시행 시점을 내달 9일로 특정하기도 했다.
이들 종목의 현재 주가가 지난 5~6월 대비 아직 낮은 점도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델타변이가 확산되면서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돌파, 4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난 7월 직전인 해당 시점은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최대치에 달했던 시점이다. 이날 기준으로 5~6월 고점을 한번도 돌파하지 못한 종목은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하나투어 △모두투어 △신세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대한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등이다.
최근 증시 약세를 유발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들 종목의 상대적 강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리오프닝주로 분류되는 항공·여행, 유통, 식음료주 등은 판가 인상을 통해 원가 부담을 전가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 인플레이션 대응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비단 리오프닝주뿐만이 아니라 최근 약세장에서도 강세를 시현한 종목들은 가격 전가력이 높은 종목들이었다"며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기업의 비용 증가가 실적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최근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반면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고 업권 내 경쟁이 덜해 판가 인상을 결정할 수 있는 종목들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증가로부터 자유로워 주가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가 항공사의 경우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빠르게 상승한 측면이 있어서 부담이 다소 있을 수 있지만 대형 항공사의 경우 실적 호조 기대감을 감안하면 큰 부담은 없는 상황"이라며 "유통주도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 소비 관련 유통주는 상반기 정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