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 미술관 옥상 정원이 치유를 선사한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의 과천 특화 프로그램 ‘원형정원 프로젝트: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화’가 지난 8일 개막했다.
‘원형정원 프로젝트’는 자연 속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의 지리적·환경적 특성을 반영하여 미술관 건물 원형옥상 공간에 설치한 정원예술 프로그램이다.
원형옥상은 과천관 2층과 3층 사이 야외공간에 위치하면서 둥글게 트인 하늘을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장소이다.
원형정원 프로젝트에는 정원 디자이너 황지해가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화’로 참여했다.
특히 과천관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산야의 식생을 원형정원 안으로 데려와 가장 주된 재료로 사용했다.
정원 밖으로는 원형정원을 둘러싼 관악산과 청계산의 능선이 정원과 하늘을 구분하는 경계선이 된다.
작가는 과천관 주변의 생태를 옮겨옴으로써 주변 자연환경과의 공존과 공생을 제안하며, 종의 보존과 고유한 유전자원의 가치를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작품명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화’는 한국 전역 하천가에서 자생하는 ‘달뿌리풀’에서 따왔다.
동시에 원형정원이 자리한 건물의 원통 형태가 식물의 줄기와 유사하다는 데에서 착안하여, 정원이 하늘의 달을 지탱하는 뿌리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는 관람객들이 더디게 흘러가며 끝없이 반복되는 자연의 무한한 시간성과 순간순간 변화하는 자연의 찰나를 체감하며, 식물들이 건네는 느리고 빠른 대화에 귀 기울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원형정원 프로젝트’는 약 2년에 걸쳐 운영되어 과천의 사계절을 담아내며, 시간에 흐름에 따라 생동하는 자연의 순환 과정을 보여줄 예정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과천관 개관이래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공간이 비로소 활력을 찾는다”며, “사계절 생태의 순환을 담아낼 원형정원이 장기간의 팬데믹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예술, 자연, 휴식을 함께 제공할 수 있는 과천관만의 특색있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