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는 6일 오전 9시 50분부터 1시간 30분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해 4·15 총선 때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장이던 정 의원은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 대한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지목됐다. 다만 공수처는 정 의원을 피의자로 입건하지는 않았다. 공수처는 압수수색에서 특별한 압수물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최창식 부장검사)가 지난달 30일 공수처로 이첩한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을 지난 5일 입건하고 기존 수사 중인 사건에 병합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사건을 병합하면서 윤 전 총장과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외 또 다른 인물을 추가로 입건했지만 이 인물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날 공수처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당시 미래통합당 법률자문위원이었던 조상규 변호사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조 변호사는 지난해 8월 최 대표에 대한 고발을 담당한 인물이다.
한편 공수처는 '고발 사주' 의혹과 함께 '제보 사주' 의혹에 대한 수사도 시작했다. 공수처 수사2부(김성문 부장검사)는 5일 박 원장을 국가정보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정식 수사에 들어갔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캠프 측은 공수처에 지난달 13일과 15일 박 원장과 조성은씨, 성명불상인물 등이 '고발 사주' 의혹을 언론사에 제보하기로 모의했다며 고발장을 접수했다. 공수처는 윤 캠프 측으로부터 고발장이 접수된 13일과 15일 윤 전 총장 측 최지우 변호사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했다.
윤 전 총장 측은 공수처가 고발사주 의혹은 고발장 접수 3일 만에 수사에 착수했지만, 제보 사주 의혹은 수사를 질질 끌고 있다고 반발했다. 공수처는 제보 사주 의혹과 관련해서는 고발 접수 20여일이 지나서야 정식 입건했다.
법조계에서는 형평성 문제가 커지자 '등 떠밀리듯' 제보 사주 의혹을 입건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등 떠밀렸다'는 건 입장에 따라 다르게 평가가 되는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고발사주 의혹이나 제보사주 의혹도) 입장에 따라 (등이 떠밀렸다고) 평가를 할 수 있는데, 제보사주 의혹 같은 경우는 국정원장이 정치 관여를 했다는 명확한 정황이 없다"면서 "조성은씨가 한 얘기 말고는 없어 수사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른다"고 의견을 밝혔다.
윤 캠프 측에서 박 원장과 같이 고발한 조씨와 성명불상 인물은 입건되지 않았다.
공수처는 "양 사건(고발사주 및 제보사주 의혹)의 주임검사는 여운국 차장이 맡을 것"이라며 "최석규 수사3부장 검사는 기존 수사 중인 사건에 집중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