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치솟으면서 빌라라도 사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내 집 마련 매수세가 빌라로 옮겨 붙으며, 매매가도 연일 오름세다.
26일 한국부동산원 월별 통계를 보면 서울 연립다세대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기준 113.1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로, 빌라를 사겠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이다.
서울 권역별로 보면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가 속한 동남권이 119.5로 가장 높았다. 이어 강서·양천·영등포·구로구 등이 속한 서남권이 115.7,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속한 동북권이 113.9를 기록했다.
서울 연립다세대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매월 기준선인 100을 상회하고 있다. 2019년만 해도 12월에만 100을 기록하고 1~11월까지 모두 100 이하를 기록하는 등 연립다세대의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을 상회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이렇듯 빌라를 사려는 이들이 늘어난 데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치솟으면서 비교적 저렴하고 규제 허들도 낮은 빌라로 매수세가 옮겨가서다.
빌라 매매가도 오름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의 평균 매매가는 지난달 3억4669만원을 기록하며 올해 1월 2억6599만원 대비 8070만원 올랐다. 서울 연립다세대 평균 매매가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1월부터 줄곧 2억원대에 머물렀지만 올해 들어 매매가가 크게 오르면서 지난 7월 처음으로 3억원대를 돌파했다.
권역별로 보면 동남권이 지난 7월 5억원대를 처음 넘긴 뒤 지난달 5억919만원을 기록했다. 종로·중구·용산구가 속한 도심권은 지난달 4억9163만원을 기록하면서 5억원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빌라로 매수세가 옮겨붙으며 2~3년여 만에 거래가 이어지는 매물들도 나온다. 국토교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강남구 신사동 칼릭스빌B동 전용 73.68㎡는 9억2000만원(8월 19일 계약)에 팔리며 이전 신고가(6억1300만원, 2018년 9월) 대비 3억700만원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송파구 문정동 현대빌라 52.02㎡는 10억2550만원(9월 6일 계약) 팔리며 2016년에 거래된 3억9000만원보다 6억35550만원 올랐다.
강북도 비슷한 모습이다. 노원구 상계동 다린빌라B 전용 65.28㎡는 4억2500만원(9월 15일)에 계약서를 쓰면서 이전 신고가(1억9000만원, 2020년 6월) 대비 2억3500만원 뛰었다.
경기와 인천도 빌라로 매수세가 옮겨붙는 양상이다. 경기 연립다세대주택의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109.8로, 이 역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경기에서는 과천, 안양, 성남, 군포, 의왕 등이 포함된 경부1권이 122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인천도 106.4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