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시내 한 호텔에서 응우옌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코로나 발생 초기부터 방역 물자를 나누며 함께 위기를 극복했다”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그동안 한국은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코백스(COVAX AMC)에 올해와 내년 2억 달러 공여를 약속하는 등 재정 지원만 해왔다.
문 대통령은 한·베트남 보건·백신 파트너십 구축, 베트남의 질병 대응 능력 강화를 위한 질병예방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준비하고 있는 백신 3상 임상시험에 대한 베트남 당국의 지원과 협조에 대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바이오·의약품, 인프라, 금융 분야에서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고 있다”며 베트남 정부의 관심을 요청했다.
푹 주석은 “한국과 베트남의 포괄적 파트너십과 상호 신뢰 기반의 협력을 기대한다”면서 바이오, 의학, 첨단기술, 국방, 안보 분야에서 한국이 베트남에 투자해 준 것에 사의를 표했다.
이어 “한국의 팬데믹 관리, 사회경제적 회복 등 베트남은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면서 2009년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두 정상은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를 격상하기로 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베트남이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고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이자 한·아세안 대화조정국인 베트남의 역할을 당부한다”고 했다.
문화 교류에 대해서도 “베트남이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선정한 것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푹 주석은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팀을 잘 이끌어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는데 다음 경기는 호주, 중국”이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베트남의 월드컵 선전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선전을 기원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푹 주석과 자주 만나게 돼 친구 사이”라고도 했다. 이번 회담은 푹 주석이 지난 4월 국가주석으로 취임한 이후 첫 대면 소통이다. 푹 주석은 지난 1월 제13차 베트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주석으로 선출됐다.
한편 문 대통령과 푹 주석은 한반도와 미얀마 등 지역·국제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미얀마 정세와 관련해선 아세안의 건설적이고 포용적 역할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미얀마 민주주의의 회복,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