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과 고분양가 관리를 받으면서 수도권의 청약통장 가입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급등으로 기존 주택 진입 장벽이 높아진 데다 분양 아파트의 시세 차익 기대감까지 늘면서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수도권의 청약통장 가입자는 총 1612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 대비 0.7%, 올해 1월 말 대비 2.1%, 전년 동월 대비 4.3% 증가한 수치다.
수도권 내에서도 경기·인천의 청약통장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경기·인천의 경우 8월 말 가입자는 총 922만명으로 전월 대비 1.5%, 올해 1월 말 대비 3.1%, 전년 동월 대비 5.9% 늘었다.
서울은 총 690만명으로 전월 대비 0.1% 감소했으나 올해 1월 말 대비 0.9%, 전년 동월 대비 2.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청약통장 가입자의 절반 이상(58.8%)은 1순위 자격을 갖춘 상태였다.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서 분양하는 국민주택의 경우 가입 2년 경과, 24회 이상 납입하면 1순위 자격이 주어진다. 민영주택 1순위는 가입 2년이 지났으면서 지역별 납입금액을 갖추면 된다.
청약통장 가입이 계속 늘어나는 건 기존 아파트 값이 워낙 올라 매수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값은 지난해 9월 1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8월엔 11억7734만원까지 올라섰다. 인천도 8월 현재 3억8949만원으로 4억원 고지에 다다랐고, 경기 지역은 5억5950만원을 나타냈다.
분양가 상한제와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 관리지역 지정 등 분양가 규제로 분양가와 시세 차이가 커진 것도 한몫을 한다.
이에 가을 분양시장에서는 청약통장의 사용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지역 제한 없이 서울, 경기, 인천의 수도권 거주 수요자 모두가 청약을 신청할 수 있는 대규모 택지지구의 물량이 공급되는 데다 주요 단지들의 분양이 앞다퉈 이뤄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분양가 상한제 지역의 분양가 심사기준 개선 및 건축비 상향으로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재 분양하고 있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엔 '막차 타기'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기존 아파트가 가격이 치솟아 대출이 어려운 것과 달리 신규 분양 아파트의 경우 계약금, 중도금, 잔금으로 나눠 비교적 부담을 덜 수 있는 편"이라며 "다만 최근 대출 규제로 중도금 대출이 힘든 단지가 있는 만큼 이러한 점을 잘 따져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