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디디추싱의 일일 사용자 수는 지난 6월 말 미국 뉴욕증시 상장 후 30%나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모바일 빅데이터 서비스 업체 지광빅데이터(極光大數據·오로라데이터)에 따르면 디디추싱의 지난달 하루평균 이용자수는 1억900만명으로 미국 상장 이전인 6월 1억5600만명보다 약 5000만명 줄었다.
중국 당국의 규제로 중국 차량호출 시장에서 ‘칠옹성’과 같았던 디디추싱의 위상이 흔들린 틈을 타 경쟁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디디추싱의 사용자를 빼앗은 것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지난 6월 말 뉴욕 증시에 상장한 디디추싱에 인터넷 보안 심사 등을 이유로 규제를 강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정부는 디디추싱이 보유한 국가 안보와 관련한 민감한 빅데이터가 해외로 반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디디추싱은 이번 보안 심사가 끝날 때까지 신규 이용자도 받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일각에서는 국유기업들이 디디추싱의 지분 확보에 나서서 사실상 기업을 통제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이같은 규제에 디디추싱의 주가는 상장 이후 40% 이상 하락했으며, 1위 업체가 흔들리는 동안 중국 내 경쟁사들은 프로모션으로 고객을 유치에 나섰다.
지리자동차 계열의 차량공유 업체 차오차오추싱(曹操出行)은 신규 가입자들에게 최대 30%의 할인이 가능한 쿠폰을 뿌렸고, 중국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 메이퇀(美團)도 중단했던 차량공유 호출서비스를 재개했다.
7월 중순 디디추싱을 떠나 경쟁사인 메이퇀으로 직장을 옮긴 베이징의 한 운전자는 “메이퇀이 신규 등록 기사들에게 풍성한 현금 보너스를 주고 있다”고 FT에 밝혔다.
이에 따라 디디추싱을 제외한 주요 경쟁 업체들은 사용자 수가 늘었거나, 감소 폭이 줄었다. 중국 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월 기준 30만대 이상의 승차 배차가 이뤄진 차량공유 호출 업체 수는 17곳이었는데, 이는 사상 최다 기록이다.
게다가 신규 가입 금지 조치로 디디추싱은 월 약 400만명의 이용자를 빼앗기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디디추싱이 이 폭풍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중국 컨설팅 업체 플래넘의 궈산 애널리스트는 “디디추싱은 시장에서 여전히 큰 업체이기 때문에 소비자의 전환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디디추싱에 대한 당국의 보안 심사는 3개월 이내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고됐지만 아직 관련 상황이 불확실하다고 FT는 지적했다. 디디추싱은 미국 상장 후 지난 2분기 실적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