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럽빈티지장난감展 하지연 대표...“장난감, 시대 반영 문화적 매개체”

2021-09-14 14:34
  • 글자크기 설정

[사진=프로젝트 엠지 하지연 대표]

“무언가를 수집한다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본다면 근본적으로는 우리 일상에 담겨 있는 인문학적 레이어들을 찾고 이해하고 그것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적 풍요로움인 것 같다. 그런 문화 컨텐츠가 늘어났으면 한다.” - 프로젝트 엠지 하지연 대표

프로젝트 엠지가 주최한 ‘유럽빈티지장난감전(展) 신비한 장난감 가게: 작은 것들의 큰 이야기’가 내년 1월 2일까지 한강잠원지구에 위치한 서울웨이브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프로젝트 엠지 하지연 대표는 “장난감은 단순히 놀이의 수단이 아니라 그 시대를 반영하고 문화적 매개체라는 것을 보여주고, 모두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 안에는 그 시대와 개인의 역사를 기록하기에 특별한 물건이라는 얘기를 하고자 했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소통의 단절이 된 오늘날 장난감을 통해 우리의 지난 시간과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또한 그는 “장난감을 모은다는 것에서 ‘장난감’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는 나의 취향과 감정을 담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 대표는 “우리 전시는 장난감을 모은다는 개념보다는 장난감이라는 주제를 서로 공유하고 함께 가지고 놀면서 대화와 추억을 쌓아간다고 생각하면서 진행되어 왔다”며 “수집은 취향의 문화이고 장난감은 결코 동심의 세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장난감을 모으는 것이 아직 덜 자란 어른이들의 문화로 보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는 독일과 프랑스, 영국, 벨기에 등 유럽 각지에서 수집된 1800년대 후반~1900년대 중반에 즐겨졌던 빈티지 장난감 약 500여 점이 공개됐다.

전시실은 장난감들이 우리 삶에서 갖는 의미에 따라 ‘기억 – 역사 – 공상 – 상상 – 애착 - 즐거움’의 순서로 풀어낼 뿐만 아니라 신비한 장난감 가게의 주인, 즉 장난감 콜렉터의 방에서 그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마무리가 된다.

주요 작품으로는 1900년대 이전에 만들어진 노아의 방주(독일)와 그림자 극장(프랑스), 1930년대경에 판매되던 성냥갑 레고(덴마크), 1940년대 제작된 테디베어들(벨기에)과 태엽장치 아기인형(영국) 등이 있다.
 

[사진=프로젝트 엠지]

하 대표는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전시실 입구 상점이라고 귀띔했다. 아트센터 공용홀에서 들여다보는 모습이 마치 영화에 나오는 오래된 상점처럼 포토제닉하고 비밀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경험을 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전시실은 상당수 관람객이 사진을 찍는 곳으로 다른 전시와 비교했을 때 입구 치고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었다. 

하 대표는 장난감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4번째 상상의 방에 있는 손뜨개 우주인을 꼽았다.

이는 전시가 대부분 양산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유일하게 이 세계에 딱 한 개 존재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손뜨개 우주인은 하 대표의 멘토이자 이 전시회의 정신과도 같은 벨기에 장난감 박물관의 고 안드레 램돈크(1939~2020) 관장이 하 대표에게 물려준 작품이다.

하 대표는 “1969년 아폴로 달 탐사선이 실제로 달 착륙을 하던 날 관장님의 지인이 텔레비전으로 중계를 보다가 우주인의 모습이 기괴하고 신기하여 손뜨개 인형으로 만들고, 그것을 자녀, 손녀들이 가지고 놀던 것을 관장님이 보관하고 계시다가 저에게 전시를 위해 주신 것이다. 가정의 따뜻함을 보여주는 것 같아 나에게는 매우 특별하다”고 회상했다.

[사진=프로젝트 엠지]

전시회가 열린지 약 3주가량 지난 현시점에서 방문 연련층은 아이부터 어른, 고령자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주를 이루는 연령층은 30-40대와 20-30대이다. 하 대표는 기획 초기부터 특이하게도 나이나 특정 라이프스타일을 겨냥하기보다는 나이나 관계와 상관없이 함께하고 싶은 이들과 방문해서 즐겁게 대화할 수 있는 전시를 만들자고 목표를 세웠는데 이러한 이상적인 목표가 달 된 것 같아 기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끝으로 하 대표는 “장난감이란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서로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며 마음의 위안을 얻고, 반대로 젊은 사람들이나 어린아이들에게 이 오래된 장난감들은 오히려 본 적이 없는 것들이기 때문에 복고나 레트로를 넘어선 새로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핵심은 그것이 추억이든 새로움이든, 놀이와 즐거움이라는 공통분모를 통해 모두가 함께 대화하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선물받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