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가 추석명절 풍경을 바꾸고 있다. 과거 고향 방문에 앞서 부모님 용돈 등을 위해 신권을 찾으려 은행을 방문하는 일이 연례행사였다면 코로나 이후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고향 방문을 자제하는 이들이 늘면서 현금 출금 대신 계좌이체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최근 '트렌드 리포트(눈치코치 금융생활-추석엔 어떤 일이?)'를 통해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코로나 이후인 2020년 당시 추석연휴 전 일 주일 간 현금출금 및 이체 추이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가 본격화된 지난해 현금 출금 횟수는 전년 대비 18%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을 앞둔 지난해 현금출금과 계좌이체 평균 금액은 각각 47만원과 66만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전년(41만원, 55만원) 대비 증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특히 코로나 이후의 이체금액이 20% 늘어나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성별로는 여성들의 경우 출금 평균금액이, 남성의 경우 이체 평균금액이 이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본격적인 출금과 계좌이체는 연휴가 있는 주간 월요일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출금은 연휴 시작 하루 전, 계좌이체는 연휴 이틀 전에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올해의 경우 주말을 제외하고 월요일부터 본격적인 연휴가 시작되는 만큼 전주 목요일인 16일부터 출금과 이체가 본격화돼 연휴 시작 전날인 17일 최고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돈은 주로 '부모님'에게 보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한은행이 이 기간 이체메모 3만3000여건(지난해 기준)을 통해 분석한 결과 부모님 관련 키워드 비중이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27%)과 비교해 1.6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코로나로 인해 이동이 자제되면서 계좌이체를 통해 부모님 용돈을 보내드리는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