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3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김웅 의원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 등 17명은 이날 오후 2시 35분께 국회 의원회관 3층의 김 의원실에 도착한 뒤 오후 3시께부터 압수수색을 시작해 오후 5시 40분께 마쳤다.
공수처 관계자들은 김 의원의 변호인 참관하에 김 의원이 사용·관리하는 PC와 물품, USB 장치 등을 수색했다. 다만 야당이 문제를 제기했던 보좌진 PC 압수수색과 검색 키워드 압수수색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의원도 압수수색을 마친 뒤 “최대한 협조를 했다”며 “다 뒤져보고 영장에 있는 증거물은 전혀 없다고 해서 (공수처가) 가져간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PC에서) 키워드 검색을 하지 않고, 파일들을 전체적으로 제목과 내용을 뒤져보고 (관련 내용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갔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휴대전화에 대해선 “이미 압수수색 첫날 자택에서 패턴까지 풀어 건네줬기 때문에 그 부분은 빨리 확인을 해서 별 일 없으면 돌려줄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의원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은 수사에 협조했다. 지난 10일 1차 공수처의 압수수색 시도 때 절차가 불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연달아 압수수색을 저지할 경우 자칫 수사를 위한 공권력 행사를 부당하게 막는다는 역풍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수처도 야당의 반발 가능성을 의식한 듯 1차 압수수색 때보다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이준석 대표는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던 이날 오후 경기도 이천 쿠팡 화재현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1차 압수수색과 달리 입법부 압수수색에 진지하게 접근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적법하고 영장에 적시된 압수물에 대해선 의원들이 협조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공수처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9일 발부받은 압수수색영장 집행을 나흘 만에 모두 마무리했다.
김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과 자택, 김 의원에게 고발장 등을 전달한 혐의로 입건된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의 사무실과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은 지난 10일 완료됐다.
공수처는 압수물을 분석한 뒤 본격적인 사건 관계인 소환 조사를 벌이며 각종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의원은 "공수처가 참고인인 야당 정치인에 대해 전광석화 같이 압수수색을 했으니, 고발장을 접수한 박지원 국정원장에 대해서도 나흘 안에 똑같은 전광석화 같은 압수수색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