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배수의 진을 치면서 내년 대선과 함께 실시될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누가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이 전 대표의 지역구는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서울 종로라 대선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는 13일 본회의를 열고 재석 223명 중 찬성 188표, 반대 23표, 기권 12표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초선·서울 서초갑)의 의원직 사퇴안을 가결했다.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되면 내년 3월 9일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구는 3개로 늘어난다.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재·보선인 점을 감안할 경우, 재·보선의 결과 또한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정치 1번지’인 종로의 재·보선 관련 여론조사가 대선과 함께 연동되면서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은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의사를 만류하고 있지만, 이 전 대표가 완강한 상황이다. 특히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가 경선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마냥 만류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0일 “지도부의 태도는 몹시 부당하다”며 “한 정치인의 고심 어린 결정을 그렇게 취급하는 것은 동료 정치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공정한 경선관리는 더더욱 아니다”고 했다.
종로가 보궐선거 지역이 될 경우, 종로 후보자들은 대선 후보들의 ‘러닝메이트’ 개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동시에 대선 전선을 확장하는 역할이다. 당장 야권에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차출론이 나온다. 이 대표의 출마로 내년 대선 2030 남성들의 지지를 확실히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외에도 나경원 전 의원, 황교안 전 대표 등도 거론된다.
민주당에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물망에 오르는데 별다른 카드가 없다. 특히 보수세가 강했던 종로의 성향 등을 감안하면 쉽게 나설 인물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로의 열세가 대선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당 지도부가 이 전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
서울 서초갑의 경우, 조은희 서초구청장의 출마가 거론된다. 서초갑 의원이었던 이혜훈 전 의원과 전옥현 전 당협위원장의 이름도 나온다. 민주당에선 윤 의원에게 패배한 이정근 사무부총장과 강남을에서 낙선한 전현희 국민 권익위원장이 거론된다. 5~6곳까지 재·보선 지역이 늘어날 경우 내년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각 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