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다우·S&P, 5거래일째 하락...애플 '반독점' 타격에 분위기 급랭

2021-09-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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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물가 상승세 둔화와 미·중 관계 개선 시그널로 개장 초기 반등 기대감이 컸으나, 애플의 '인앱 결제' 금지 조치가 반(反)경쟁적 조치라는 법원의 판결에 투자 심리는 급속히 위축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271.66p(0.78%) 하락한 3만4607.72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34.70p(0.77%) 떨어진 4458.58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2.76p(0.87%) 낮아진 1만5115.49를 기록했다.

다우와 S&P500지수는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는 3거래일 연속 내렸다. 주간 기준으로는 다우지수가 2.15% 하락했으며,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1.7%와 1.61% 떨어졌다.

이날 S&P500지수 11개 부문은 일제히 하락했다. 각각 △임의소비재 -0.57% △필수소비재 -0.34% △에너지 -0.04% △금융 -0.65% △헬스케어 -0.94% △산업 -0.47% △원자재 -0.05% △부동산 -1.23% △기술주 -0.99%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0.9% △유틸리티 -1.38% 등이다.
 

한 주간 다우지수 등락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전날인 9일 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통화 회담을 진행하며 미·중 관계 개선에 기대감을 높인 데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도도 둔화한 것을 확인하자 개장 직후 다우지수는 200p 이상 뛰어오르며 반등 분위기를 형성했다.

8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7% 올라, 시장의 예상치인 0.6% 상승을 웃돌았다. 다만 7월 기록한 1.0% 상승보다는 둔화했다. 전년 대비로는 8.3% 올라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격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 제품 가격을 제외한 8월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6% 올랐다. 시장의 예상치는 0.5% 상승이었다.

PPI는 전월보다 오름폭이 둔화했지만, 전년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그다음 발표되는 물가 지표는 오는 14일 공개 예정인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시장의 반등 분위기가 급격히 깨진 것은 에픽게임즈가 애플에 대해 제기한 반독점 위반 소송 결과에서 애플에 불리한 판결이 나온 이후다.

미국 법원은 애플이 자체 앱 구매 생태계인 '앱스토어' 이외에 다른 경로로 앱을 구매할 수 없도록 막은 것이 반(反)경쟁적 조치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애플에 개발자들이 외부 결제용 링크를 넣을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판결로 애플에 입점한 기업들은 최대 30%에 달하는 애플의 앱스토어 결제 수수료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주가는 3.31%나 급락했으며 이는 지수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반면 비디오게임 업체나 게임개발사들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다만 애플은 오는 14일 아이폰13 등 신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특별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어 다음주 반등을 기대하는 시각도 여전하다.

한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각종 악재에도 예정대로 연내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 돌입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 위원들의 최근 발언을 토대로 연준이 오는 11월 중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를 위해 오는 21~22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서 11월 테이퍼링 개시를 강력히 시사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해당 전망은 Fed 내 다수의 고위 인사와의 인터뷰와 공개 연설 내용을 분석한 결과다.

실제, 기존에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으로 분류되던 연준 관계자는 물론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등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 인사까지 연내 테이퍼링 착수가 필요하다고 발언하고 있다.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역시 공개 연설에서 연준이 올해 테이퍼링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하는 방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의 각종 요소를 놓고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전략가는 마켓워치에서 "강세론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다"라며 "계절적으로도 시장에 힘든 시기"라고 진단한 반면, 전날 펀드스트랫의 톰 리 창업자는 투자 노트를 통해 "결국 9월 증시도 강세로 마무리될 것"이라면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는 둔화하고 있고 백악관의 계획은 이후 코로나19 재유행을 제한하기 위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0.64% 급등한 20.80을 기록했다.
 
유럽증시·유가, 미·중 관계 개선 여부에 촉각...금은 하락 압박 지속
국제 금융시장은 미·중 양국 정상의 통화 소식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통화의 향후 여파를 주시하며, 유럽 주요국 증시는 혼조세를 기록했고 국제 유가는 반등에 성공했다.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날 대비 0.07% 오른 7029.20을 기록했다. 반면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지수는 0.09% 하락한 1만5609.81로,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는 0.31% 내린 6663.77로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도 0.16% 내린 4170.35에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58달러(2.32%) 오른 배럴당 69.72달러에 마감했다.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 역시 1.47달러(2.06%) 상승한 배럴당 72.92달러에 거래됐다.

금값은 하락 압박이 이어졌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11.8달러(0.66%) 하락한 온스당 1788.2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사흘 연속 떨어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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