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노무라 홀딩스는 최근 중국 경제가 ‘볼커 모멘트’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볼커 모멘트란 과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의장이었던 폴 볼커가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렸던 때를 말한다. 당시 볼커 의장은 고강도 통화 긴축 정책을 가동해 물가를 안정시켰지만, 이후 미국 경제는 2년간 침체에 빠졌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중국의 부동산 금융 규제가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이라며, 이는 산업 수요와 소비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한 저명한 경제학자 역시 “주택 가격이 주택담보대출 규모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정부는 올 들어 ‘주택은 투기가 아닌 거주를 위한 것’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부동산 대출 고비를 바짝 조여왔다. 대출 금리를 대폭 인상했을 뿐 아니라, 은행 별 부동산 대출 비중 상한제도 도입했다.
그 결과 지난 7월 중국 집값 상승률은 6개월 이내 최저치로 떨어졌고, 지난 1~7월 까지의 부동산 대출 규모는 최근 8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부동산 산업이 중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는 점이다. 부동산 산업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8% 이상을 차지한다. 과도한 부동산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하면 경제 침체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단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노무라는 “부동산 규제가 하반기 중국 경제 성장 둔화 요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게다가 부동산 시장 규제는 건축자재, 가구, 가전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같은 전문가 경고에도 중국 정부가 부동산 규제 강화 조치를 철회할 기미는 아직 없다고 블룸버그는 진단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 지방 정부는 주택 구매 제한이나 가격 상한제 등의 기준을 함부로 조정할 수 없다. 중앙의 지침을 반드시 따라야 한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정부의 규제 목적 중 하나는 부동산 시장으로 투기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는 것”이라며 “규제가 지속되는 동안 투자자들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