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다가온 수소 모빌리티...우리 기업 이 정도까지
전체 전시장 면적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현대차그룹의 전시관에서는 모든 종류의 수소 모빌리티를 보고, 경험할 수 있었다. 처음 기자를 맞이한 모빌리티는 미래 전철인 ‘수소 전기 트램’이다. SF영화에서만 봤던 미래 지향적인 외형과 안락하면서도 넉넉한 내부 공간을 보는 순간 출근길 ‘지옥철’은 전혀 상상되지 않았다.“2023년에 울산에서 시범 운영하고 2027년에는 이 전철을 타실 수 있을 겁니다” 힘찬 안내요원의 목소리에 지금이 아직 2021년임을 실감했다. 수소로 움직이는 이 전철은 5모듈로 운행되며 최대 280명을 태울 수 있다. 15분이면 완충되며 최대 150㎞를 주행한다.
현대차 전시관의 하이라이트는 수소로 움직이는 ‘트레일러 드론’이다.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에서 본 듯하다. 운전석도 없고 화물칸의 구분도 없다. 두 개의 차량이 앞 위에서 컨테이너를 이동하는 이 모빌리티는 바퀴 달린 차량의 이동 메커니즘을 통째로 바꿨다. 작은 로터리를 차선 침범 없이 부드럽게 도는 모습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을 보는 듯했다.
둘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포스코 전시관에서는 이날부터 공식적으로 사용된 새로운 슬로건 ‘그린 투모로우, 위드 포스코(Green Tomorrow, with POSCO)’라는 표어를 볼 수 있었다. 전시관은 포스코의 전동화 솔루션 ‘이 오토포스(e Autopos)’가 어떻게 수소 모빌리티에 적용되는지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준다. 특히 전시관 중앙에 위치한 자동차 철골 구조물은 색상을 통해 각 부품을 설명해 방문객의 이해를 돕는다.
현대중공업그룹 전시관에서는 실물 수소 굴착기와 지게차를 볼 수 있다. 가벼운 수소와 대비되는 중장비들의 웅장한 모습은 기체가 경유를 대체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처럼 보였다.
효성그룹은 액화수소 플랜트와 충전소를 중심으로 수소의 생산, 유통, 활용 등에 이르는 전 과정을 3D영상과 전시모형 등을 통해 선보였다. 두산그룹의 ‘액체수소 드론’도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SK그룹을 대표해 참석한 SK E&S와 SK㈜는 자사의 차별적인 액화수소와 블루수소 생산 계획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수소 지게차의 축소 모형과 모놀리스의 ‘카본블랙(Carbon Black)’ 제품을 통해 그룹의 수소사업과 관련한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회장·사장님들의 각양각색 표정
이날 전시장을 둘러보는 기업 총수들과 최고 경영진들의 표정도 다양했다.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휴대폰 카메라는 쉴 틈 없이 셔터음을 울렸다. 최 회장은 동선에서 다소 뒤처지는 한이 있더라도 미래 수소모빌리티를 카메라에 담는 데 열을 올렸다.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도 가세했다. 특히 두 사람의 셔터음은 현대차그룹 전시관에 들어서서 더욱더 세차게 울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어깨를 보면 왠지 뿌듯함이 한가득인 것처럼 보였다. 크게 동요하지 않고 조용히 설명을 듣고 있는 정 회장의 표정은 마치 새 집에서 집들이를 하면서도 자랑은 자제하는 사람의 그것과 비슷했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은 경건해 보였다. 겸손하다는 표현도 어울리는 듯한 두 사람의 표정은 성과를 자랑하기 보다는 선배들에게 배우겠다는 자세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