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국 현지 언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윌리엄슨 카운티의 테일러시는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공장 건설에 대한 세금감면 등 인센티브 협의 회의를 진행한다. 9일에는 테일러시의회와 윌리엄슨 카운티 운영위원회가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서 테일러시 독립교육지구(ISD) 이사회는 지난 6월 삼성전자가 제안한 10년간 3억1400만 달러(약 360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승인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공장 부지가 테일러시로 결정되면 오는 2024년 하반기 생산을 목표로, 내년 상반기에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테일러도 후보지 중 하나로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고무적인 점은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그간 오리무중이던 미국 투자가 제 속도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선행 적기 투자가 중요한데, 그동안 투자액만 정하고 부지 선정 등 속도가 나지 않던 삼성은 TSMC와 인텔의 공세로 위기감이 컸다"면서 "이 부회장의 복귀로 삼성의 대미 투자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일리노이주에는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리비안’이 있다. 리비안은 현재 전기 픽업트럭 ‘R1T’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의 출시를 앞두고 있는데 여기에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는 삼성SDI와 전기차 배터리 협업을 추진 중인 세계 4위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의 공장이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미 삼성SDI는 디트로이트와 가까운 미시간 오번힐스에 전기차용 배터리팩 조립 공장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신규 셀 공장까지 건립하면 완성형 배터리 공장 가치사슬이 완성되는 셈이다.
삼성SDI는 현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과 국내 3대 배터리 업체 반열에 올랐지만, 최근 후발주자인 SK이노에 점유율이 밀리는 형국이라 발빠른 투자가 필요하다. 특히 미국은 오는 2025년 7월 전기차 핵심 부품을 75% 이상 현지에서 생산해야 북미 지역에서 무관세 혜택을 받는 신북미협정을 발효할 예정이라, 그 전에 배터리 셀 공장 건립이 이뤄져야 한다.
한편 재계 일각에서는 대미 투자를 점검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오는 추석 연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호관찰' 대상인 이 부회장은 별도로 법무부의 허가를 받아야만 국외 출장이 가능하다. 더 문제는 '취업제한 중 경영'을 두고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여전하다는 점이다. 이에 이번 추석에는 이 부회장 대신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등 주요 경영진만 미국행을 택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