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대상이 증권사 등으로 대폭 확대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제3자(배출권거래중개회사)가 들어와 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되면 수급이 안정돼 가격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배출권 거래시장 배출권거래중개회사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8일부터 28일까지 행정 예고한다고 7일 밝혔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는 정부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연 단위 배출권을 할당해 해당 범위 내에서 배출하게 하는 제도다. 사업장별로 생기는 여분이나 부족분의 배출권에 대해서는 거래를 허용한다.
2015년 도입된 국내 온실가스 배출권은 연간 할당량이 5억8000만t에 이르지만, 거래량은 4000만t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간 거래량이 적었던 이유에 대해 전원혁 환경부 기후경제과장은 "거래 참여 대상이 할당 대상 업체에만 국한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할당 업체는 수익을 내기보다는 할당량만큼 같은 양의 배출량을 제출해야 해 규제 이행을 위한 수단으로 거래제를 활용했다"며 "이에 따라 배출권 제출에 필요한 거래에만 국한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 과장은 "지금까지는 1년에 4000만t 정도가 거래됐지만, 앞으로는 중개회사를 통해 500만~600만t 정도 거래가 가능해 활성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고시로 중개회사가 배출권 거래에 참여하면 배출권을 상시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된다. 이에 따라 그간 배출권 수급 불균형, 가격 급등락 등의 문제점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배출권 거래 비정산기에는 거래량이 적어 할당 대상 업체들의 배출권 판매와 구매가 어려웠으나 배출권 거래 중개회사의 참여로 배출권 거래가 활성화되면 할당 대상 업체들이 상시로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고시는 행정 예고를 거쳐 발령한 날부터 시행된다. 환경부는 배출권 거래시장 수급 개선 상황을 살펴보면서 할당 대상 업체 위탁 매매 등 참여 확대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 현재 운영 중인 배출권 시장조성자 제도를 병행하면서 거래시장 안정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증권사 등 제3자가 배출권 거래에 참여해 불공정 행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전 과장은 "할당 업체 의견을 고려해 주식시장을 운영하고 불공정 행위 방지 체계를 갖춘 한국거래소를 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만t 보유 한도 규정이 있고 시장조성자 거래량이 최대 500만여t에 달하는 만큼 증권사의 시장 점유율 증가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