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가 친환경 정책주라는 최신 테마로 떠오르면서 관련주가 급등하고 있다.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수소기업으로 주목받았던 일진하이솔루스는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의 두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했고 수소 테마주로 지목받는 종목들은 덩달아 주가가 급등하는 모양새다. 이달에도 단기적으로도 수소 밸류체인 관련 호재가 예정돼 있어 수소주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일진하이솔루스 주가는 8만9400원으로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주가가 9만4000원으로 치솟았지만 결국 전일 대비 2.40%(22원) 하락하며 마감한 셈이다. 하지만 일진하이솔루스가 지난 1일 상장과 동시에 따상을 기록하고 2일에도 9만1600원으로 마감했던 점을 감안하면 공모가 대비로는 단기간에 엄청난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최근 급등세를 시현한 이들 종목의 공통 키워드는 '수소'다. 일진하이솔루스는 수소 차량용 연료탱크 제조하고 있고 코오롱플라스틱은 수소차 탱크 부품용 소재와 수소차용 하우징 소재를 개발하는 중이다.
수소주가 최근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까닭은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변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유동성을 공급하던 각국 정부가 이를 점진적으로 회수하기 위한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양책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재정 지원이 일부 테마에 한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다. 그리고 재정 지원이 계속될 테마로 시장에서는 수소를 비롯한 친환경 분야를 지목한 상황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경기는 여전히 코로나19의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부양책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재정 지원의 명분이 약화되고 있지만 특정 산업에 대해 중점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친환경 관련주 투자 전략은 정책 효과를 받을 수 있는 대표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환경 정책과 가격적인 매력을 고려하면 수소가 풍력이나 태양광, 2차전지보다 선호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도 수소 테마에 힘을 실어줄 호재가 잇따르는 중이다. 먼저 7일에는 '현대차 하이드로젠 웨이브'가 개최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행사에서 '수소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을 통한 인류의 지속 가능한 진보'라는 청사진 등 수소 관련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과 SK, 포스코가 공동 의장을 맡는 수소기업협의체도 오는 8일 출범한다. 협의체에는 의장 기업을 비롯해 롯데와 한화, GS, 현대중공업, 두산, 코오롱, 효성 등 20여개 기업이 참여한다.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독일 뭰헨에서 개최되는 'IAA 모빌리티 2021'도 주목해야 하는 이벤트다. BMW그룹이 순환경제를 핵심주제로 개최하는 모터쇼로 현대차는 이 자리에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에 대한 화두를 던질 것으로 전해졌다. 수소차 개발에 힘을 쏟고 있는 다른 완성차 회사도 수소에 관한 화두를 던질 가능성이 있어 세계의 이목이 이 모터쇼에 쏠리는 중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의 수익률이 부진한 주요 원인은 정책 모멘텀의 부재였으나 최근 정책 모멘텀이 다가오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수소 산업 관련 이벤트가 풍부한 상황이다. 11월 NDC 상향 이후 '수소경제로드맵 2.0'이 연내 발표될 예정이고 현대차와 한국가스공사 등 수소 관련 기업들의 수소 사업 계획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