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2의 정인이 사건'을 막기 위해 아동학대 대응체계 예산을 크게 늘렸다.
기획재정부는 '2022년도 정부예산안'에 국민참여예산 사업 71개와 1414억원을 반영했다고 2일 밝혔다.
국민참여예산은 정부 예산을 정하는 과정에 국민 의견을 반영하는 제도다. 사업 제안부터 구체화, 우선순위 결정 등에서 국민 목소리를 듣는다. 내년 사업은 국민이 제안한 1589건을 두고 토론과 적격성 심사, 선호도 투표 등을 거쳐 결정했다.
국민 요구가 가장 높았던 사업은 국민생명·안전·인권보호 관련이다. 모두 20개 사업에 예산 781억원이 들어간다.
양부모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 근절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내년도 아동학대 대응체계 전문성 강화 예산이 올해보다 5배 이상 뛰었다. 학대피해아동 쉼터 설치·운영 예산도 두 배가량 늘었다.
건축물 화재안전성능보강 지원과 코로나19 대응용 특수목적(음압) 구급차 보강, 성범죄 신상정보등록 대상자 관리, 난민심사 전문성 강화 등도 관련 사업으로 들어갔다.
15개 미래성장 동력확보 사업엔 269억원을 편성했다. 주요 사업은 4차 산업혁명 직업체험관 설치·운영과 농식품 구매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 공유저작물을 활용한 인공지능(AI) 씨앗프로젝트, 게임 제작 지원 등이다.
국민 삶의 질을 높일 20개 사업엔 146억원을 쓴다. 온국민평생배움터 구축·운영과 반려동물 동반여행 활성화, 인터넷피해상담센터 구축·운영, 국가 수목유전자원 통합관리체계 구축 등이다.
국민 참여를 거쳐 취약계층 지원사업도 정했다. 지역자활센터 운영과 보호종료아동 자립수당 확대, 외국인·취약계층을 위한 119신고서비스 개발 등 16개 사업에 총 28억원을 투입한다. 디지털 뉴딜 공모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법률구조 전자접수시스템 구축도 있다.
기재부는 3일 국회에 이런 내용을 포함한 내년 정부예산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국민 의견이 충실히 반영되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종 확정한 참여예산 사업이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관련 부처도 독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