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절차를 재개한 카카오페이가 정정 증권신고서에서 공모가 조정과 함께 사업 내용도 수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P2P(온라인투자연계) 금융과 관련된 내용을 삭제하고 자사 금융 서비스가 상품에 대한 '광고'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P2P 상품의 경우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 소지가 있던 만큼 규제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평가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다음달 5~6일 일반 청약을 거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 규모는 신주 1700만주, 공모가 희망 범위는 6만~9만원이다. 지난달 2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희망 범위(6만3000~9만6000원)에서 소폭의 가격 조정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공모가 기준으로 공모 규모는 1조200억~1조530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7조8000억~11조7000억원이 됐다.
카카오페이는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비교군을 교체하고 할인율을 늘려 가격을 조정했다. 기존 비교 기업이었던 미국의 페이팔과 스퀘어, 브라질의 파그세구로 중 페이팔과 스퀘어를 제외했다. 대신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금융기술 솔루션 제공기업 스톤코와 클라우드 기반 인공지능(AI) 대출 플랫폼 업스타트 홀딩스를 추가했다. 비교기업 교체 이후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는 약 15조9719억원에서 17조1630억원으로 상승했다. 다만 할인율이 48.49~21.51%에서 54.19~31.28%로 높아지며 공모가 희망 범위는 하향 조정됐다.
이는 카카오페이의 P2P 투자 서비스가 금소법 위반 우려가 있다는 금융당국의 해석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는 피플펀드와 투게더펀딩 등의 업체와 제휴를 맺고 고객들에게 P2P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금소법상 투자중개를 위해서는 금융상품판매대리·중개업자로 등록해야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자사 서비스가 단순 광고인 만큼 해당 법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다만 금융위는 최근 유권해석을 통해 카카오페이의 P2P 서비스가 실질적으로 중개 성격을 가졌다고 결론지었고, 카카오페이 역시 P2P 관련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수정 내용이 오히려 기업공개(IPO) 흥행에는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핀테크 업종의 경우 규제 신설 등이 주된 위험 요소로 꼽히기 때문에, 이번 신고서 정정이 오히려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 역시 신고서에서 사업의 위험요소 중 하나로 금소법 등 정부의 규제 위험을 예시로 들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 신고서에서는 P2P를 '투자 중개'로 소개하는 등 일부 문제의 소지가 있는 표현이 있었으나 새 신고서에서는 보다 명확한 설명으로 대체됐다"며 "원활한 IPO를 위해서는 잘된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