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전 영화 '기적'(감독 이장훈)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이장훈 감독과 주연 배우 박정민, 이성민, 임윤아, 이수경이 참석했다.
영화 '기적'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작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을 만드는 게 꿈인 소년 준경(박정민 분)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1988년 역명부터 대기실, 승차장까지 마을 주민들의 손으로 직접 만든 대한민국 최초 민자역사 양원역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채웠다.
이장훈 감독은 "양원역 빼고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은 허구"라고 말문을 연 뒤, "웃음과 감동, 실화와 환상, 인물 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많은 질문을 받았다. 영화는 준경의 이야기다. 관객의 입장에서 준경에게 감정 이입하기 위해 집중했다. 준경의 감정을 어떻게 따라가야 영화가 재밌게 느껴질지 고민했다"라고 설명했다.
박정민은 "처음 대본을 읽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 고민하고 한 번 더 읽었는데도 눈물이 나서 '해야겠다'라고 생각했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혔다.
1987년생으로 올해 35세인 박정민은 10대 고등학생을 연기했다.
박정민은 "과연 고등학생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었다"라고 운을 뗀 뒤 "실제 고등학생을 모집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라는 일화를 털어놓았다. "다시는 고등학생 역할을 하지 않겠다"라는 말에 현장 관계자들의 웃음이 터졌다.
이장훈 감독은 "박정민이 거절하러 찾아왔었다. '대본은 좋은데 나이에 부담감이 크다'라고 하더라. 내가 시킨 거지 박정민은 안 하려고 했다"라고 거들었다.
임윤아는 준경의 비범한 재능을 한눈에 알아채고 그를 물심양면으로 돕는 친구 라희 역을 맡았다.
임윤아는 "대본이 마음을 울렸다. 대본을 읽고 확신이 들더라. 함께 참여하면 좋겠다는 의미가 가장 컸다. 망설임 없이 결정했다. 라희는 굉장히 사랑스럽고 순수하고 당차다.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임윤아는 이번 작품으로 경상도 사투리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영주에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살기도 했는데 그때 들었던 사투리가 영화에 나온 사투리였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운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부담이 컸다. 대본을 (사투리로) 녹음한 걸 받아서 사투리를 익히는 데 도움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라희는 준경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에게 적극적으로 마음을 드러낸다. 라희와 준경의 알콩달콩한 연애담은 보는 이들을 흐뭇하게 만든다.
박정민은 "촬영 현장에 적응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줬다. 평소 굉장히 팬이다. 팬 여러분은 알 거다. 소녀시대의 팬이었다. 꿈 같았고,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임윤아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친근하게 대해주셨다. 편하게 촬영했다. 영화 초반에 준경과 라희의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티키타카가 좋았다"라고 말했다.
어머니의 빈자리를 채우며 준경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 누나 보경 역은 이수경이 연기했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인물의 서사와 감성을 채워 넣는데 큰 몫을 했다.
이수경은 오디션을 거쳐 보경 역을 맡게 되었다며 "눈물이 잘 나오지 않는 스타일이지만 감독님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안 나오는 눈물을 짜내려고 노력했다. 그만큼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다. 보경으로서 그동안 해온 캐릭터와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수경은 남매 중 막내로 "동생이 있어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생이 있으면 이렇게 했겠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오빠와 친하게 지내면서 남매 사이에 칠 수 있는 장난을 즉흥 연기로 섞어보기도 했다. 연기하는 데 큰 도움을 받았다"라고 박정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영화는 추석 영화의 공식인 웃음과 감동을 꽉 쥐고 관객들의 마음을 시나브로 적신다.
이 감독은 "생각보다 재미있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어 뻔한 맛인데? 먹어 봤는데 이거 뭐지?"라는 생각이 살짝 드실 것이다. 예상하지 말고 봐주시길 바란다. 반전이 있다. 극장에 들어올 때와 달리 기분 좋게 나가실 것이다. 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일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영화 '기적'은 오는 1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