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시장의 저성장 기조 지속으로 보험사의 해외 진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보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포함해 선진 보험시장인 미국 등에도 잇달아 진출하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코리안리, 신한라이프 등 주요 보험사들이 해외 법인을 새로 설립하거나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태국 현지법인인 타이삼성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타이삼성의 현지 점유율 확대를 위해 태국 전역에 5개의 육성센터를 설립해 신인 설계사를 확충하고 있다. 1분기 말 현지 타이삼성의 소속 설계사는 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한 9806명이다.
이 밖에 베트남에서는 신한라이프와 한화생명이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는 현지당국의 설립인가를 획득한 후 내년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할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베트남법인의 IT 자회사 HFT(Hanwha Financial Technology)도 출범시켰다. 이 자회사는 현지 법인의 디지털 혁신과 함께 핀테크 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보험사가 해외진출을 본격화하면서 해외 자산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해외자산은 54억1000만 달러로 3년 전보다 12% 이상 급증했다. 순익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258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던 보험사의 해외 순익(보험업 기준)은 이듬해 235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후 지난해에는 6150만 달러 흑자를 냈다.
보험사들이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는 데는 국내 시장의 성장세 둔화 때문으로 분석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 수입보험료는 최근 역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연도별로 보면 2017년 전년 대비 수입보험료가 -4.9% 감소했다. 이어 2018년(-2.7%), 2019년(-1.4%) 등의 성장률을 보였다. 작년엔 1.9%의 성장률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가까스로 벗어났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10년 가까이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데다,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해외진출을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당분간 보험사의 해외진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