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행복"…마음 비우기 시작한 임성재

2021-09-01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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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챔피언십 진출해 행복"

가장 환하게 웃었던 임성재. [사진=아주경제DB]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임성재(23)는 '꾸준함의 대명사'로 불린다.

최경주(51)처럼 8승을 거두지도, 양용은(49)처럼 메이저(PGA 챔피언십) 우승도 없지만, 철인과 같은 꾸준함으로 한국인 최초 기록을 세웠다.

신인상(아놀드 파머 어워드)에 이어 3시즌 연속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투어 챔피언십은 상위 30명에게 허락하는 무대다. PGA 투어에서 단 1승(혼다 클래식)을 거둔 그가 3시즌 연속 이 무대를 밟는다는 것은 우승이 없었을 뿐이지 한결같이 성적이 좋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임성재는 지난달 31일(한국시간) 늦은 밤,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 위치한 이스트 레이크 골프장(파70·7346야드)에서 열리는 투어 챔피언십을 앞두고 화상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임성재는 투어 챔피언십 출전을 시즌 목표로 세웠다. 그래서인지 조지아주 덜루스에 위치한 슈가로프TPC 내에 집을 마련했다. 집에서 차량으로 이스트 레이크 골프장까지는 40분이,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까지는 2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이에 대해 임성재는 "시즌을 소화하면서 집과 대회장을 왕복했다. 그때마다 투어 챔피언십에 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매해 목표가 투어 챔피언십 출전이다. 집에서 왔다 갔다 하니 편안하다. 3시즌 연속 출전하게 돼 기쁘고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도 열심히 치는 것이 목표다.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다. 우승한다는 생각보다는 매 라운드에서 보기가 없었으면 한다.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임성재는 '부담감'을 이야기했다. 1·2년 차를 지나 이제 3년 차 막바지다. 경험과 생각이 늘어났고, 시각도 그만큼 넓어졌다.

그는 "신인 시절에는 앞만 보고 달렸다. 순위에만 집중했다. 마스터스 토너먼트 준우승 이후 세계 순위가 높아져서 부담이 많이 됐다. 이제는 유지해야 하는 순위가 있기 때문에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며 "올해는 압박감이 조금 있었다. 마음을 비우기 시작하고, 편안하게 경기하다 보니 성적이 좋아졌다. 앞으로도 압박감을 내려놓고 대회를 즐길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성재는 투어 챔피언십에서 페덱스컵 포인트 12위로 3언더파를 받았다. 1위인 패트릭 캔틀레이(미국·10언더파)와는 7타 차다. 이를 극복하고 1위에 등극한다면 보너스 1500만 달러(약 173억원)를 받는다.

하지만, 임성재는 돈보다 행복에 관심을 뒀다. 마음을 비워서 그런지 온도 차가 극명하게 달랐다. 돈에 대해서는 "1500만 달러는 큰돈이다. 하고 싶은 건 딱히 없다. 저축하지 않을까 싶다"고 차가웠던 반면, 행복에 대해서는 "3시즌 연속으로 출전하게 돼 행복하다. '롱런(장기흥행)'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많은 응원에 감사드린다"고 따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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