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권당국이 3200조원 규모의 자국 사모펀드 시장 규제 고삐를 한층 더 조일 것으로 예고했다.
31일 중국 증권일보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후이만(易会满)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은 전날 중국증권투자기금업협회(AMAC) 제3회 회원대표총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펀드 시장 관리 감독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특히 사모펀드 시장에 만연한 무질서한 행위에 경고음을 냈다.
그러면서 적절한 시기 사모펀드 관리 감독 조례를 마련해 펀드 관리감독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완비하고 자본시장의 장기투자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는 증감회가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지만 조만간 사모펀드 자금 조달, 투자, 관리, 자금 철수 등 방면에서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중국이 은행 대출 고삐를 조이는 가운데 사모펀드는 주요 자금 조달 창구로 떠오르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7월말 기준 중국 사모펀드(벤처투자 포함)가 관리하는 자산만 18조1000억 위안(약 3260조원)으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규모다. 사모펀드 운용사만 2만4326개에 달한다.
덩치가 커진 만큼 세계 2위 규모의 시장에 걸맞게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사모펀드가 창업·혁신 지원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실 몇 주전에도 중국 당국은 사모펀드의 부동산 개발사업 투자를 막는 조치를 내놓았었다. 로이터 등 외신은 지난 12일 AMAC에서 각 사모펀드 업체에 부동산 개발사업 투자를 위한 펀드 신규 등록을 받지 않겠다고 구두로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사모펀드를 통한 부동산 개발 자금 모집은 부동산 개발 기업들의 은행 대출과 함께 주택 건설의 중요 수단으로 꼽혀왔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 대출 금리를 대폭 올리고 대출 비중 상한제를 도입하는 바람에 사모펀드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 AMAC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사모펀드는 8430억 위안으로 전체 사모펀드 조성액의 13.5%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