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뚜렷한 주도주 없이 제한적인 등락을 거듭하며 미국 잭슨홀 미팅 등의 이슈 등을 해소한 가운데, 그동안 잠잠한 흐름을 보였던 가치주가 증시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시장을 주도하는 뚜렷한 업종 없이 개별 이슈에 등락을 보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증시는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잭슨홀 회의 연설 등을 통해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 이슈를 일부 해소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향후 국내 증시가 가치주 중심으로 흐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치주 중에서도 은행과 유통, 통신 등 서비스 성향이 짙은 가치주 중심으로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금리 상승 시 성장주는 할인율 부담이 높아질 수 있어 서비스 성향의 가치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은 다른 시클리컬(경기민감) 주식들과 달리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경기 회복 전반부에 소외됐지만 테이퍼링 기대감으로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간 미국 기대 인플레이션 금리와 코스피가 높은 상관관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정책 이벤트를 거치며 경기 전망 안정과 함께 위험자산 가격 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며 "추석 연휴 이전까지 금리 상승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경기민감주 및 가치주 비중 확대가 효과적인 선택 대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음달 미국의 인프라 투자 예산안이 의회 표결을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증시가 가치주 중심으로 흐를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한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달 후반부 미국 인프라 투자 예산안 의회 통과 및 채무 한도 협상에 따라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스타일 전환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1조2000억 달러(약 142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 예산안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해 하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친환경 및 복지 중심으로 구성된 3조5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인프라 투자 법안도 상원 심사를 앞두고 있다.
업종 중에서는 철강·금속을 비롯해 기계 등이 수혜 업종으로 지목된다. 철강·금속의 경우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 예산에 도로 및 교량, 철도, 전력망 등에 대한 투자 방안이 담긴 만큼 대규모 건설에 따른 철강 자재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도 인프라 투자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 중 하나다. 대규모 건설에 따른 중장비 수요 증가로 특히 미국 시장 매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두산밥캣이 수혜주로 꼽힌다.
김홍균 D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가별 코로나19 재확산 이슈가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이지만 전반적으로 인프라 투자 등 수요 개선 전망과 철강사 조업 안정화 등으로 철강 업종의 경기 회복 기대감은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