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지구의 기후는 변화의 수준을 넘어 위험 수준에 도달해 있기에 기후변화보다는 기후위기라는 말이 더 자주 사용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는 기후위기를 더욱 강조해 기후비상사태, 기후실패라는 말도 사용하고 있다. 기후위기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는 이미 많은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2019년 영국왕립식물원 조사에 의하면 지난 250년간 571종의 식물이 지구상에서 멸종했으며, 연구 대상인 식물 9만종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식물이 멸종위기 위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지리산과 한라산 고산지역에 서식하는 우리나라의 고유종인 구상나무가 기후위기로 그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기온변화에 민감한 곤충도 우리나라 남해안이나 제주에서 주로 서식하는 왕나비나 갈색여치 등이 최근에는 서울이나 설악산에서도 발견됐다. 작년에는 충북 단양을 중심으로 매미나방이 대발생했으며, 서울에 대벌레가 대발생해 생태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2020년에 발표된 '전 지구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1세기 말에 전 지구 평균기온은 온실가스 배출 정도에 따라 현재 대비 플러스(+) 1.9~5.2℃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기온상승뿐 아니라 강수량 또한 5~10%의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또한 영국 스턴보고서에 의하면 기온이 약 3℃ 상승했을 때 전 세계 생물종의 20~50%가 멸종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만약 앞에서 언급한 대로 전 세계 평균기온이 5.2도 상승이라는 최악의 경우가 나타난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생태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탄소중립 계획을 세워 발표를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세계의 흐름과 발맞추어 2050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했다. 인간의 인위적인 활동으로 인해 대기 중에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후위기를 멈추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이 필수적이다.
탄소중립은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탄소흡수원은 늘려서 넷 제로를 만드는 것이다. 탄소 배출을 하나도 안 하면 가장 좋겠지만,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탄소를 배출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우리가 배출한 탄소를 흡수하는 탄소흡수원을 늘리고 보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산림·습지·초지·해양 등 다양한 생태계가 중요한 탄소흡수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산림의 경우 육상생태계 탄소흡수원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산림의 탄소흡수능력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산림의 생물다양성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많은 연구자들은 얘기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탄소흡수원 역할을 하고 있는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러한 생태계의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서는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19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도 생태계 기후변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현장중심 조사를 넘어 지금이야말로 생태계에도 자동화된 실시간 감시체계가 필요한 때다. 과학적으로 앞서가고 있는 미국·영국·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오래전부터 자동화해 실시간으로 생태·환경 분야를 감시하려고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조사가 현장조사로 끝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아울러 이런 자료를 처리하고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이 필요하며, 모델링 기술 개발을 통한 현재의 영향파악뿐만 아니라 미래예측을 통한 기후변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이렇게 생태계 분야에 안정적이고 단계적인 투자야말로 생태계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며, 증진된 생물다양성이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기후위기를 막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