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페이스 시대 하늘 선점하자"…인공위성 각축전

2021-08-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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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주도 우주개발 시대 본격 개막

국내 방산 3사, 미래 먹거리로 주목

'뉴 스페이스(New Space) 시대'를 맞아 하늘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발걸음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뉴 스페이스는 정부가 우주개발을 이끌던 과거와 달리 민간이 사업을 주도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최근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위성 시장을 겨냥하며 개발과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바다 한가운데서도 끊기지 않는 인터넷'···통신위성 경쟁 이미 시작
뉴 스페이스 시대가 열리며 기업들이 위성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활용도가 무궁무진한 우주인터넷 관련 사업에 이목이 쏠린다. 우주인터넷은 지구 저궤도를 도는 소형 통신위성으로 연결하는 인터넷을 말한다. 전 세계 어디에서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상에서 가까운 저궤도에서 서비스를 제공해 전파 왕복 시간이 짧고 위성을 통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인터넷이 지원되지 않던 곳에서도 네트워크를 따로 구축하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바다 위에서도, 하늘 위에서도 끊기지 않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미래 모빌리티 등 초연결 사회를 위해 이 같은 통신 서비스 구현이 필수로 꼽힌다. 
모건스탠리는 2040년 세계 우주산업 시장 규모를 1조1000억 달러(약 1260조원)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5800억 달러(약 670조원) 이상이 우주인터넷 시장의 몫이다.
 

[사진=한화시스템 제공]

위성·안테나 제작과 발사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존 정지궤도(고도 약 3만6000㎞)에 떠 있는 대형 위성(1000㎏급) 대신, 우주인터넷망을 만들기 위한 저궤도(500~2000㎞)용 소형 위성(100~200㎏급)의 수요가 급격히 늘면서다. 우주 분야 시장조사기업 유로컨설트는 소형위성 시장이 앞으로 10년간 513억 달러(약 5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위성 안테나 시장을 포함하면 시장은 이보다 더 커진다.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도 일찌감치 우주인터넷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다.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통해 지구촌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목표다.

스타링크는 무게 227㎏ 소형 군집위성 약 1만2000개를 수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지구 저궤도에 띄우겠다는 프로젝트다. 2027년까지 총 1만1943개의 위성을 순차적으로 쏘아 올릴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2019년 5월 위성 60기 첫 발사 이후 2~3주마다 60기씩 발사해오며 최근 1단계 목표였던 1600개 위성 발사를 마쳤다. 스타링크 2단계 계획은 7500개 위성을 추가로 쏘아 올리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이미 스타링크를 통해 지난해 10월 일부 지역에서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6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1'에서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이용하는 고객이 내년에는 5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영국의 원웹, 캐나다 델레셋, '카이퍼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미국의 아마존 등이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진=스타링크 홈페이지]

국내 방산 3사, 미래 먹거리로 '찜'
국내 기업들도 위성 사업에 속속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특히 방산 업체들이 우주 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며 연구·개발(R&D)을 주도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로 우주를 낙점하고 전사적으로 나섰다. 지난 3월에는 그룹 내 우주 산업 전반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했다. 스페이스 허브는 그룹 내 주요 항공우주 계열사인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와 쎄트렉아이가 참여하고 한화그룹 3세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팀장을 맡아 주도하고 있다.
 
위성 사업의 키를 잡은 곳은 한화시스템이다. 지난 20년 동안 군 위성통신체계 개발에 참여하면서 쌓아온 역량을 민간 위성통신에 접목시킨다는 방침이다. 2023년까지 독자 통신위성을 쏘아 올려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에는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2030년 매출액 5조8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업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하고, 미국 휴대형 안테나 기술 기업 카이메타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기존 '접시 모양'의 기계식 위성 안테나가 아닌 '작고 평평한 모양'의 전자식 위성 안테나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항공기·자동차 등에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위성통신 데이터를 받아 처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원웹에 3억 달러(약 3450억원)를 투자하고 이사진으로 나섰다.  

다른 신사업 분야와의 시너지 효과도 노린다. 한화시스템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사업에서도 교통관리·관제 시스템의 핵심으로 우주 인터넷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LIG넥스원도 위성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함께 소형급 인공위성 공동연구개발, 인력교류 등 인공위성 분야 연구개발을 협력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고성능영상레이더(SAR)와 인공위성 지상 통신 단말기 등을 중심으로 위성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한국형위성항법시스템(KPS)의 자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KPS 사업은 2022년부터 2035년까지 14년간 총 3조723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고도 3만6000㎞에서 지구를 도는 정지궤도 위성 3기와 경사지구동기궤도 위성 5기 등 총 8기의 위성으로 구성돼 기존 GPS보다 정밀하고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KPS가 개발될 경우 미국과 러시아,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위성항법시스템을 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된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미 위성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해 8월 중대형 위성 6기를 동시에 조립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 민간 우주센터를 건립했다. 사업영역을 초소형 위성까지 확대하기 위해 KAIST와 지난 2월 차세대 소형위성 분야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내년 1월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중형위성 2호를 발사한다. 러시아 발사체를 통해 발사에 성공한 1호와 달리 차세대 중형위성 2호는 위성 시스템 설계부터 본체 개발, 제작, 조립, 시험 및 발사까지 KAI가 총괄한다.
 
올해는 우주 산업을 총괄하는 '뉴 스페이스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전략그룹과 재무그룹 등 전사적 역량이 결집해 우주 분야 전문기관과 기업, 스타트업들과 전략적 제휴 등에 나설 계획이다. 
 
KAI는 1994년부터 위성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왔다. 1톤(t)급 위성인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과 3t급인 정지궤도 복합위성, 첫 민간 주도로 개발한 차세대 중형위성 등이 대표적이다. '425개발사업'으로 불리는 국방위성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차세대 중형위성 2호.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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