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뚫고 하이킥] 추석 코앞인데 물가 고공행진...하반기 물가 안정될까

2021-08-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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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소고기에 과일까지 오름세...서민들 한숨 '푹푹'

정부 "공급 대폭 늘려 물가안정에 총력 기울이겠다"

지난 8월 3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의 채소 신선식품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추석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물가 상승세는 여전히 매섭다.

정부가 '추석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하면서 물가 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주요 성수품 가격이 이미 크게 오른 데다 환율 상승, 재난지원금 지급 등 소비자물가를 부추기는 요인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추석 상차림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정 찾지 못하고 고공행진...이미 '금값' 된 명절 5대 성수품
명절 5대 성수품인 소고기·돼지고기·달걀·사과·배 등 물가는 안정세를 찾지 못하고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국산 냉장 삼겹살 평균 가격은 100g(중품 기준)당 2693원으로 1년 전(2326원)보다 올랐다. 소고기 역시 100g(중품 기준)당 2516원으로 평년(2169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1년 전 가격(2246원)과 비교하면 300원가량 오른 것.

육류 소비는 통상 여름 휴가철을 맞아 급증한다. 다만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외식 수요가 줄고 야외활동이 위축되면서 수요가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는 재택근무 등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난 데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휴가·캠핑 등을 통한 소비가 늘면서 다시 가격이 뛰었다는 분석이다.

과일 가격도 오름세다. 지난 24일 기준 배(신고 상품 10개) 평균 소매가격은 5만250원으로 1년 전(3만5595원)보다 크게 뛰었다. 지난 26일 기준 사과(후지 상품 10개) 평균 가격도 3만710원으로 평년(2만2974원)보다 7736원 올랐다. 가을철 수확한 작물을 비축해 1년간 판매하는 배나 사과는 지난해 장마로 수확량이 감소하면서 올해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명절에 각종 전을 부치는 데 사용하는 달걀 한 판(30구) 소매 평균 가격은 6763원으로 1년 전 5415원에서 1000원가량 올랐다. 지난 2월 7000원 중반대까지 치솟았던 달걀값이 7개월여 만에 6000원대로 내려오긴 했지만, 더 낮은 수준으로 내려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달걀값은 반년 넘게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에 있는 산란계(알을 낳는 닭) 농장을 덮치면서 대대적인 살처분이 이뤄졌다. 이후 달걀 수급에 차질에 생겼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재택근무와 가정 내 생활이 많아진 데다 제과·제빵 등 가공 수요가 늘어난 점도 달걀 품귀 현상을 부추겼다.

다른 식료품 가격 상승세도 계속되고 있는 데다 각종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인상됐다. 이런 현상이 지속하면 올해 역대 가장 비싼 추석 상차림 비용이 들 거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 계란코너에 '농협안심계란 특란'이 진열되어 있다. 농협중앙회는 추석명절을 앞두고 계란가격 안정과 소비자 장바구니 부담을 덜기 위해 9월 19일까지 '농협창립 60주년, 농협안심계란 특별할인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추석물가 잡아라"...정부 '추석 민생 안정 대책' 발표
물가에 적신호가 켜지자 정부는 '추석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하며 물가 잡기에 나섰다. 달걀과 소고기, 돼지고기, 쌀 등 16대 성수품 공급을 대폭 늘려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

기획재정부는 지난 26일 '제44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농·축산물 가격에 대응하기 위해 추석 민생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농·축·수산물 수요가 많은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16대 성수품 하루 평균 공급량을 평상시 대비 1.4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총공급량은 지난해 추석 기간 15만3000t에서 올해 19만2000t으로 확대한다.

배추·무·사과·배 등 농산물은 비축물량과 계약 출하 물량 등 방출을 통해 공급량을 평시 대비 2.4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래도 가격이 잡히지 않으면 채소가격안정제 등 추가 정책 수단까지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대 이상 상승 폭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도 9.6% 오르는 등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는 달걀, 소·돼지고기, 쌀 등 최근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4개 품목은 집중 관리 대상으로 삼았다. 다음달 달걀 1억개를 수입하고 상황을 봐가며 할당관세(0%) 물량도 늘릴 예정이다. 소고기는 추석 전 농협 4대 축산물 공판장 출하 물량을 늘리고 돼지고기도 조기 출하를 유도한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수입은 평년 대비 각각 10%, 5% 이상 확대하고 수입검사 기간도 2주 내외에서 1주 내외로 단축한다. 관계기관 합동점검반은 추석 전까지 매일 운영해 대응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환율 상승까지...하반기 물가안정 가능할까
정부의 '물가 잡기 총력전'에도 불구하고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는 물가를 잡기는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를 기록한 이후 4개월째 2%를 웃돌았다. 최근 한국은행은 지난 5월 1.8%였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1%로 올려 잡았다. 지난해 11월 이후 9개월 연속 오른 생산자물가지수,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바탕으로 거세진 물가 상승세를 인정한 것이다.

소비자물가 역시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가며 안정세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데다 외식물가 인상 등 물가 상승 요인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정부가 소득 하위 88%에게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기로 한 5차 재난지원금(국민지원금)도 추석 전 지급이 시작된다. 재난지원금 같은 현금성 자금 지원은 시중의 유동성을 늘린다. 이와 함께 추석을 앞둔 수요 증가 등과 맞물려 물가 상승을 더 부추길 수 있다. 지난해 5월 정부가 전 국민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이후 식재료 소비가 늘면서 축산물 가격도 함께 올랐던 사례가 있다.

환율 상승 역시 물가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원화로 환산한 수입제품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애초 정부는 올 하반기에는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그러나 이와 달리 소비자물가는 이미 4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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