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가을장마·재난지원금…더 매서운 물가상승 압력

2021-09-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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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두 달째 2.6%…연중 최고

유가 상승·수요 증가에 공업품·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재난지원금, 재래시장 소비 촉진…물가상승 압박할 듯

2일 서울의 한 식품전문매장에서 시민이 가격표를 올려다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던 정부 예상은 7~8월 물가가 2개월 연속 2.6%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빗나갔다. 3분기 마지막 달인 9월에도 추석 명절과 가을장마 등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불확실한 가운데 국민지원금 지급으로 상승 압력이 커질 거란 우려가 나온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6% 상승하며 2개월 연속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 1월(0.6%), 2월(1.1%), 3월(1.5%) 등 상승 폭을 키워오다 4월에는 2.3%를 기록하며 2%대로 올라섰다. 이어 5월(2.6%), 6월(2.4%), 7월(2.6%), 8월(2.6%) 등 5개월 연속 2%대 상승을 기록 중이다. 물가 상승률이 5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7년 1∼5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8월까지 누적된 연간 소비자물가는 2%를 기록 중이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한국은행 물가안정목표 밑으로 떨어지려면 남은 4개월간 물가가 2% 미만이어야 한다. 그러나 오히려 기대인플레이션은 2.3%를 기록하는 등 물가하락보다는 상승을 점치는 의견이 우세하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1%로 상향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꺾이지 않은 이유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류 등 공업 제품값이 올랐고, 수요 회복으로 개인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상승세가 지속했기 때문이다.

이런 물가 상방 요인이 9월에도 해소되지 않으며 오히려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추석 명절이 끼어 있는 가운데 가을장마와 태풍 등 날씨 요인이 겹치기 때문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9월은 날씨 요인과 명절이 겹쳐 있는 데다 최근 기대인플레이션도 높아지고 있어 하방보다는 상방 요인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하락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산유국이 기존 감산 완화 규모를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줄었다는 소식에 혼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오는 6일부터는 11조원 규모의 국민지원금도 풀린다. 지난해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농·축산물 가격이 상승했던 전례에 비춰 보면 이번에도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통계청은 지원금이 어떤 업종에서 사용되느냐에 따라 물가를 자극하는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추정했다.

수입 농·축수산물 가격도 상승세다. 관세청이 이날 공개한 추석맞이 농·축수산물 수입 가격을 보면 소갈비(냉장)는 26.7%, 뼈없는 소고기(냉장)는 25.4% 상승했다. 돼지고기도 삼겹살(냉동)은 지난해보다 34.2% 올랐다. 수산물 중에서는 대구(56.3%), 명태(37.3%), 조기(6.6%)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위해 추석 성수품 공급 등으로 상방 요인을 억누르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9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 수급 여건 개선 등 하방 요인이 있지만 명절 수요와 가을장마·태풍 등 상방 요인도 병존해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주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대책 시행 상황과 농·축수산물 가격·수급 동향을 매주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수요가 몰리는 추석 2주 전에 전체 성수품 공급량의 70%에 달하는 물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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